현지교원 과정 수료 외국인 23명, 보조교사 된다

윤희선 기자

입력 2020-09-28 03:00 수정 2020-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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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재단


세종학당재단(이사장 강현화·이하 재단)이 2020년 최초로 시행한 현지교원 양성과정 우수 수료자 23명이 세종학당의 보조교사가 된다.

재단은 22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시행한 ‘세종학당 현지교원 양성과정’ 사업을 통해 총 39명의 현지 교원을 양성했다고 밝혔다. 수료생 중 우수 수료생 23명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지역 세종학당 8곳에서 9월부터 3개월간 세종학당 수습 과정을 밟으며 보조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세종학당 현지교원 양성과정’은 한국어 교원이 부족한 지역에 현지인 교원을 육성하기 위해 2020년 처음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터키, 인도 4개국에서 시행한다.


세종학당 출신 2명, 한국어 선생님으로


우수 수료자 중에는 세종학당 학습자 출신이 보조교사로 선발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제과점에서 제빵사로 일하고 있는 캐서린 이벤절린 씨(22)는 2018년부터 3년간 한국어를 배운 인도네시아 거점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의 첫발을 떼게 됐다.

캐서린 씨는 중학생 때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며 한국어를 독학하다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2018년 세종학당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 은상을 받고 2019년에는 세종학당 한국어쓰기대회에서 금상을 받으면서 점점 실력이 향상됐다는 캐서린 씨는 “나 같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꼭 맞는 수업을 하는 한국어 선생님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우수 수료자인 베트남의 호앙민녓헌 씨(20)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지 3년 만에 세종학당에서 보조교사로 처음 학생들을 만나게 됐다.

호앙민녓헌 씨 역시 취업을 위해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세종학당에서 한국 문화 체험을 하며 한국어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됐고 한국 음악 가사를 번역하는 연습을 하며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현지교원 양성과정을 수강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서 현지교원 양성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대표적인 한국어 교사 부족 지역이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이 3031개 진출해 있으며 한류 동호회가 46개 운영될 정도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인기가 높아 한국어 학습 수요가 높다. 베트남에는 29개 대학에서 한국학 관련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9년 세종학당 한국어 수강생은 1만2400여 명에 달한다.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초중고교생도 4180여 명에 달하지만 한국어 교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간 인적 교류가 축소돼 현지 교원의 중요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이와 같은 양성 과정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운영되면 교원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 대비 학습 기반이 부족한 것은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2020 해외한류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호감도는 89.6%로 조사한 세계 17개국 가운데 1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어 관련 전공이 설치된 대학은 4곳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교육대학은 1곳에 불과해 한국어 교수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

재단 강현화 이사장은 “현지교원 양성과정을 비롯한 국외 한국어 교원양성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과 사업을 확대하겠다”라고 전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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