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BBIG산업은 직원 늘려… ‘방구석 열정맨’이 돼보세요”
박재명 기자
입력 2020-09-22 03:00 수정 2020-09-22 03:00
신원근 진학사 대표 인터뷰
18일 서울 종로구 진학사 사옥에서 만난 신원근 진학사 대표(55)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대학 원서접수 대행 등 입시 업체로 유명한 진학사는 2015년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캐치 본부를 출범했다. 진학사 캐치는 서울 내 6곳에 대학생들이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캐치카페를 운영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신 대표는 “학생들의 진학부터 취업까지 모두 책임지겠다는 취지에서 취업정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 학생이 늘었다. 얼마나 힘들어졌나.
“올 상반기에 캐치 채용공고에 올라온 기업들의 정규직 채용공고 숫자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26% 줄었다.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봐도 ‘취업 기회가 아예 사라지는 것 같다’거나 ‘올해 하반기(7∼12월)엔 취업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걱정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그래도 채용을 늘리는 기업은 있을 것 같다. 어떤 업종인가.
“반도체, 정보기술(IT), 게임 등 비대면 시대의 수혜 업종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직원 수를 늘리고 있다. 소위 BBIG 산업이다. 시가총액 100위 내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해 보니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1∼6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엔씨소프트,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직원 수를 늘렸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유명해진 씨젠도 올해 대대적인 공채에 나섰다. 물론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보면 채용이 줄어들었다.”
―올해보다 내년도 채용시장이 더 어려워질까.
“입시와 취업은 매년 더 어려워진다고들 한다. 갈 수 있는 자리는 적은데 지원하는 사람은 매년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가 덮쳤다. 이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은 취업시장의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됐다. 1년 이상 영향이 있을 것이다. 업종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년이 된다고 해서 취업시장이 개선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년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지원하려는 기업과 직무의 범위를 가능한 한 넓히는 게 좋겠다. 처음부터 원하는 회사, 원하는 직무에 취업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단 취업이 가능한 곳부터 가는 게 좋다. 최근에는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력을 쌓은 뒤 경기 상황을 보고 원하는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지금은 취업 재수, 삼수에 나서는 것이 불안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채용’ 방식도 중요해졌다. 어떻게 준비하나.
“‘방구석 열정맨’이 돼라. 요즘은 온라인에 정보가 넘친다. 집에서도 충분히 취업준비를 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채용공고만 볼 게 아니라 기업정보도 확인하고 나에게 맞는 직장이 어딘지 알아보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비대면으로 그런 준비를 해야 한다.”
캐치 홈페이지에는 매일 4만∼5만 명이 접속한다. 흔히 취업준비생들은 채용공고를 가장 많이 볼 거라 생각하지만 이들은 캐치 홈페이지가 제공하는 기업 재무평가와 현직자 리뷰를 가장 많이 본다. 캐치 기업정보의 월 페이지뷰는 1000만∼1500만 건이다. 이들 정보 열람은 무료다. 신 대표는 “그만큼 취업준비생들이 기업정보에 목말라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올해 채용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기업들의 공채 폐지, 수시채용 증가가 됐을 것이다. 수시채용은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
“기업이 공채를 없애고 수시채용을 늘리는 것은 예전의 규격화된 인재 선발 시스템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무에 즉각 도움이 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최근 인재 선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
이렇게 되면 과도기에 놓인 지금 구직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동안 준비한 학점과 자격증은 쓸모가 없어지고 직무 경험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해당 기업에 다니는 현직자들의 기업 멘토링, 직무교육 프로그램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캐치가 제공하는 기업 소개와 직무별 채용 멘토링, 온라인 채용설명회 등의 서비스가 이런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신원근 진학사 대표가 18일 서울 종로구 진학사 본사에서 내년도 취업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 대표는 “올해
취업준비생들은 수시채용, ‘언택트’ 채용 등 달라진 취업시장 트렌드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금도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산업과 관련된 기업은 직원 수를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지원할 기업과 직무 범위를 계획보다 넓혀 취업 준비에 나설 때입니다.”18일 서울 종로구 진학사 사옥에서 만난 신원근 진학사 대표(55)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대학 원서접수 대행 등 입시 업체로 유명한 진학사는 2015년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캐치 본부를 출범했다. 진학사 캐치는 서울 내 6곳에 대학생들이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캐치카페를 운영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신 대표는 “학생들의 진학부터 취업까지 모두 책임지겠다는 취지에서 취업정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 학생이 늘었다. 얼마나 힘들어졌나.
“올 상반기에 캐치 채용공고에 올라온 기업들의 정규직 채용공고 숫자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26% 줄었다.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봐도 ‘취업 기회가 아예 사라지는 것 같다’거나 ‘올해 하반기(7∼12월)엔 취업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걱정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그래도 채용을 늘리는 기업은 있을 것 같다. 어떤 업종인가.
―올해보다 내년도 채용시장이 더 어려워질까.
“입시와 취업은 매년 더 어려워진다고들 한다. 갈 수 있는 자리는 적은데 지원하는 사람은 매년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가 덮쳤다. 이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은 취업시장의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됐다. 1년 이상 영향이 있을 것이다. 업종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년이 된다고 해서 취업시장이 개선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년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지원하려는 기업과 직무의 범위를 가능한 한 넓히는 게 좋겠다. 처음부터 원하는 회사, 원하는 직무에 취업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단 취업이 가능한 곳부터 가는 게 좋다. 최근에는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력을 쌓은 뒤 경기 상황을 보고 원하는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지금은 취업 재수, 삼수에 나서는 것이 불안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채용’ 방식도 중요해졌다. 어떻게 준비하나.
“‘방구석 열정맨’이 돼라. 요즘은 온라인에 정보가 넘친다. 집에서도 충분히 취업준비를 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채용공고만 볼 게 아니라 기업정보도 확인하고 나에게 맞는 직장이 어딘지 알아보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비대면으로 그런 준비를 해야 한다.”
캐치 홈페이지에는 매일 4만∼5만 명이 접속한다. 흔히 취업준비생들은 채용공고를 가장 많이 볼 거라 생각하지만 이들은 캐치 홈페이지가 제공하는 기업 재무평가와 현직자 리뷰를 가장 많이 본다. 캐치 기업정보의 월 페이지뷰는 1000만∼1500만 건이다. 이들 정보 열람은 무료다. 신 대표는 “그만큼 취업준비생들이 기업정보에 목말라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올해 채용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기업들의 공채 폐지, 수시채용 증가가 됐을 것이다. 수시채용은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
“기업이 공채를 없애고 수시채용을 늘리는 것은 예전의 규격화된 인재 선발 시스템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무에 즉각 도움이 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최근 인재 선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
이렇게 되면 과도기에 놓인 지금 구직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동안 준비한 학점과 자격증은 쓸모가 없어지고 직무 경험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해당 기업에 다니는 현직자들의 기업 멘토링, 직무교육 프로그램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캐치가 제공하는 기업 소개와 직무별 채용 멘토링, 온라인 채용설명회 등의 서비스가 이런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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