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만명 넘게 인력 늘린 쿠팡, 고용시장 ‘빅4’로 떠올라

김은지 기자 , 황태호 기자

입력 2020-09-02 03:00 수정 2020-09-0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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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소비로 배송 수요 급증, 총 고용인원 국내기업 4위 규모
1분기 매출만 5조원 이를듯… 일각 “고용의 안정성은 미흡”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국내 기업 고용 규모 4위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쿠팡이 배송과 물류 업무 관련 인력을 큰 폭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1일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가입 사업장 내역’에 따르면 7월 기준 쿠팡의 고용인원(국민연금 가입자 수)은 본사 인력과 물류센터 운영법인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를 합쳐 3만7431명에 이른다. 삼성전자(10만3139명), 현대자동차(6만8010명), LG전자(4만239명)에 이어 4번째다. 5위인 기아자동차(3만4776명)보다 2600여 명 더 많다. 국민연금 사업장 등록자는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직장 근로자, 사용자를 의미한다. 일용근로자의 경우 한 달 이상 근속했으며 한 달간 8일 혹은 60시간 이상 일한 경우 등록 대상이다.

쿠팡의 고용 규모 증가세는 국내 500대 기업의 임직원 감소세보다 더 크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7월 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2∼6월까지 국내 500대 기업이 1만1880명의 직원을 줄인 반면, 쿠팡은 지난해 12월 대비 1만2124명을 더 고용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3, 4월 17만 명의 추가 채용을 밝히며 ‘나홀로 일자리 대박기업’으로 떠오른 미국 아마존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이 이처럼 굵직한 대기업 가운데 이름을 올린 것은 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온라인 소비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배송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은 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쿠팡의 연매출은 7조1530억 원이었다. 다른 이커머스와는 달리 상당수 상품을 ‘로켓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직매입을 통해 자체 배송을 하기 때문에 물류센터와 고용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쿠팡 물류센터는 2014년 27곳에서 5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168곳으로 늘어났다.

쿠팡에 따르면 본사가 직접 고용하는 배송직원인 ‘쿠친(쿠팡친구)’은 7월 말 기준 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5000명 수준이었던 쿠친 수를 7개월 만에 두 배로 늘렸다. 단기계약직이 주를 이루는 물류센터 직원의 수는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 소속인 물류센터 직원 수는 7월 기준 2만3596명이다. 지난해 12월 1만6275명에서 7321명이 더 늘어났다.

고용 규모와 별개로 쿠팡이 고용의 질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 고용 인력이 많아 고용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뜻이다. 7월 한 달 기준 쿠팡의 국민연금 상실가입자 수(퇴직·실직자 수)는 5085명으로 1위다. 국민연금 가입자 1위인 삼성전자(583명)의 약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사업장에 고용된 단기 계약직의 이탈이 많아서다. 쿠팡 관계자는 “단기직 사원에게도 상시직으로 전환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친’의 임금은 물량 규모에 따라 다르며 평균 300만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김은지 eunji@donga.com·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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