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이하 주식 부자 93명… 주식통한 富의 이전 가속

박희창 기자

입력 2020-08-31 03:00 수정 2020-08-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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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기-손주 증여로 세금 줄여

국내 상장사 주식을 갖고 있는 7세 이하 주식 부자가 9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아들, 딸을 건너뛰고 손주에게 바로 물려주거나, 주가 하락기를 증여 시점으로 삼는 사례가 늘면서 주식을 통한 부의 이전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주주의 자녀, 손주 등 특수관계인 중 7세 이하 주주는 모두 93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갖고 있는 주식의 평균 평가액은 9억1700만 원으로, 10억 원이 넘는 주식을 가진 영유아 주주도 포함됐다. 태어난 지 3개월 된 한일철강 주주는 주식 10억7900만 원을 갖고 있고, 2년 전 주식을 증여받은 샘표식품 3세, 4세는 각각 12억4500만 원, 13억8300만 원어치의 회사 지분을 갖고 있다.

미취학 주주가 늘어나는 건 자녀를 거치지 않고 손주에게 바로 증여를 해 세금을 줄이겠다는 계산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경섭 세무법인 온세 세무사는 “세금 측면에선 손주에게 증여하는 게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보다 무조건 유리하다”고 했다. 여기에 올해처럼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이전하면 증여세 자체가 줄어든다. 한일철강 엄정헌 회장과 하이스틸 엄정근 대표는 올 상반기 회사 지분을 자녀, 손주 등 친인척에게 각각 증여했다.

한편 국내 상장사 주식을 갖고 있는 미성년자 가운데 최고 주식 부자는 부친의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700억 원 이상씩 갖고 있는 10대 남매였다.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 클래시스 정성재 대표의 10대 자녀들이 각각 갖고 있는 주식 평가액은 714억6500만 원이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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