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전한데… 유럽 ‘안티 마스크’ 몸살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0-08-31 03:00 수정 2020-08-3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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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마스크 의무화 방침에
獨 “파시즘” 3만8000명 반대시위… 佛-英서도 “제약사 음모” 잇단 반발


유럽 곳곳에서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안티 마스크’ 운동이 거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난과 피로감, 각국 방역정책에 대한 불신, 음모론 확산, 마스크 쓴 사람을 범죄자로 인식하는 문화 등이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BBC 등에 따르면 29일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약 3만8000명이 참여한 마스크 반대 시위가 열렸다. 보건당국이 최근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는 방역 수칙을 발표하자 개인의 자유를 훼손한다며 반발한 시민들이 단체 행동에 나섰다. 시위대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옌스 슈판 보건장관 등 내각 주요 인사의 얼굴에 죄수복을 입힌 팻말을 들고 ‘마스크 의무화는 파시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일부는 네오나치 휘장을 착용하거나 독일 통일을 이끈 프로이센 왕국의 깃발을 들고 나타나는 등 극우주의 성향을 보였다. 일부는 미 극우단체 ‘큐어넌’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고, 여성 속옷을 얼굴에 착용한 사람도 있었다. 1.5m의 거리 두기 간격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베를린에서는 이달 1일에도 대규모 마스크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거리 두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위대 약 200명을 체포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가 28일 오전부터 파리 전 지역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적발 시 벌금 135유로(약 19만 원)를 부과하자 일부 시민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돈을 벌기 위한 거대 제약사의 음모’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90%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도 수천 명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은 사기’라는 구호를 외쳤다.

30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스페인과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각각 45만 명, 33만 명을 돌파했다. 프랑스(27만 명), 이탈리아(26만 명), 독일(24만 명) 등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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