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개신교계 “정부·교회, 이해·공감했던 자리…외부에 전체 전달안돼 아쉬워”

뉴스1

입력 2020-08-28 14:23 수정 2020-08-2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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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과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등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8.27/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과 개신교계 지도자들이 간담회를 가진 지난 27일 이후 “교회 본질인 예배를 지키는 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교계의 입장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개신교회를 향해 거센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독교장로회 및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진보 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관 및 교단 지도자들은 언론 등 외부에 간담회의 일부만 공개되고, 자신들의 입장을 포함한 전체 내용은 전달되지 않아 갈등이 빚어진 것처럼 보여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간담회에서 했던 발언 등을 공개했다.

육순종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간담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느꼈는데 언론에 비친 결과는 그렇다”며 “대통령의 모두 발언, 한교총 대표회장의 모두 발언 후 다른 대화를 비공개로 하기로 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최소한 한국교회 양대 연합기구인 한교총과 NCCK의 입장이 함께 모두 발언으로 나갔더라면 균형이 맞았을 것”이라며 “좋은 의견들도 많이 개진됐고 정부와 교회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좋은 자리였는데 전체적인 내용이 전달이 안 돼 많이 아쉽다”고 했다.

육순종 총회장에 따르면 자신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 중 비공개된 부분에서 “일제강점기 3·1운동의 중심역할을 한 기독교는 그 이후로도 한국역사 속에서 국가적 위기와 재난 앞에서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교회가 있어 송구하다”고 말했다.

육 총회장은 또한 “K-방역의 성과가 무너져 아쉽고 일반 국민들의 낙심과 실망감에 대해서 죄송하다”며 “이번 재확산의 문제는 방역을 정치적 프레임으로 엮어서 혼선을 일으킨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국민 누구나, 얼마든지 정치적으로 반대할 자유가 보장됐는데, 그 자유를 그렇게 쓰는 것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라며 “국민생명을 위해할 정도의 수준은 정부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국민의 상심이 말이 아니다”라며 “엄정하게 법 집행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교회의 상당수는 대통령이 종북이고,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라며 “그래서 교회를 탄압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교계 지도자들도 많고 그렇게 믿는 교인들도 많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그런가? 여기에 대해 정부가 교계에 어떤 시그널을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육 총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순기능이 있다”며 코로나19의 문제가 심리적인 문제로 귀결되는 가운데 교회가 이런 문제를 감당할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의 회복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지점”이라며 “방역당국의 비대면 예배 권고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상황이 안정되고 시간이 지나면 교회방역에 대해 디테일을 살펴 달라”며 “방역당국과 교회당국의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방역의 정치화에 한국교회가 모판이 되고 있다는 비평을 받아들인다며 반성의 자세를 보였다.

그는 “생명의 안전을 담보로 방역을 정치쟁점화하고 정치투쟁의 도구로 삼아 저항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른바 ‘전광훈 현상’은 극우 개신교세력의 정치적 선전선동에 세뇌되고 동원되는 무지한 대중을 생산해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가 그들의 모판이라는 비평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 총무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추구하기 위해 설정된 의견과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가짜 뉴스를 양산하면서 탈진실의 시대를 이끄는 언론 몰이꾼들의 행패가 심각하다”며 “생명의 안전을 위한 방역과 평등사회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들이 가짜 뉴스에 의해 좌절을 경험하지 않도록, 가짜 뉴스의 진원지가 그 어디든지 발본색원해 엄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한 그는 “생명의 안전을 위한 방역이 민생경제를 제한하는 부분들에 대해 국가가 일관성 있는 대안적 정책을 장기적으로 구사하므로 생명의 안전을 지향하는 새로운 민생경제체제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며 “국가와 종교가 집단지성과 지혜를 모으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서 이 생명의 의제를 위한 숙의적 민주주의를 작동해야 한다”고 했다.

육순종 총회장은 28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고 ‘목사님들은 교계 지도자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지도자이고 어른이시다’라는 말을 문 대통령이 했다며 “지금도 낯이 뜨거운 이유”라며 “한국교회, 부끄러움의 끝은 어딘가”라고 적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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