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100여건 연기”… 병원마다 스케줄 조정 비상

전주영 기자 , 김소민 기자

입력 2020-08-25 03:00 수정 2020-08-25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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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어 전임의 파업 순차 돌입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집단 휴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파업에 가세한 전임의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입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무기한 파업으로 대형병원이 진료와 수술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24일 전임의(펠로)도 파업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진료와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부 병원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4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응급하지 않은 수술 10건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25일 예약된 수술 중 최소 40건, 26일은 최소 65건의 일정이 변경됐다. 전공의들이 21일부터 순차적으로 파업에 들어가며 입원과 수술 건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22일부터는 내과계 일부 진료과에서 신규 입원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응급실은 23일부터 전공의가 모두 빠져 응급의학과 교수와 전임의가 인력을 채웠다. 이날도 이 병원 전공의 500여 명 중 70% 이상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런 와중에 24일부터 전임의까지 파업에 참여하자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삼성서울병원 전임의 266명 중 16명이 이날 연차를 냈다. 전임의는 이날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파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앞으로 인력은 더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하지 않은 수술을 연기하고 있다. 급하거나 중증인 환자는 최대한 수술하기 위해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대병원은 전임의 330여 명 중 대다수인 300명가량이 참여했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인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전임의가 파업에서 빠졌다. 일부는 휴가를 내지 않고 진료를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 피켓시위를 하는 방식으로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병원들은 대한의사협회의 2차 총파업이 시작되는 26일부터 더 많은 전임의가 파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재 전공의 대신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전임의마저 파업에 참여하면 의료 공백이 생길 우려가 크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24일에는 전임의 300명 중 2명만 연차를 냈지만, 나머지 전임의들이 26일부터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 세브란스병원 전임의 290여 명, 서울성모병원 전임의 146명 중 상당수도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23일 정부와 긴급간담회를 가졌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전날 발표한 합의문에 따라 코로나19 대응에 국한된 선별진료 등에만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대전협은 “‘전공의 코로나 자원봉사단’을 꾸려 코로나19 대응 관련 공문을 받은 병원, 지자체, 보건소 등에서 요청할 경우 병원 전공의 대표와 협의해 인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협 측은 정부가 의료정책을 철회하거나 전면 재논의할 의사를 밝히지 않은 만큼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에는 복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의협도 24일 정부와 긴급간담회를 가졌지만 대전협과 동일한 이유로 사실상 결렬됐다. 이에 따라 26∼28일로 예정된 총파업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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