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는 하늘로 떠난 딸을 위한 선물”
박종민 기자
입력 2020-08-25 03:00 수정 2020-08-25 15:03
지난달 교통사고로 숨진 조은결씨
1억원 기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돼
부모가 딸 이름으로 예금 등 내놓아
“생전 구호단체 등 돕던 뜻 따라”
21일 오후 경기 시흥에 있는 한 카페에서 열린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식에서 고 조은결 씨(23·여)의 아버지 조동현 씨(52)가 이렇게 말했다. 조 씨는 지난달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운 이별 뒤 유족들은 조 씨가 남긴 예금과 보험금 등 1억 원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아버지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부는 제가 은결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흐느꼈다.
이번 기부로 고인은 2384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원은 사랑의열매에 1억 원 이상 기부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사랑의열매 측은 “돌아가신 부모 이름으로 자녀가 기부한 경우는 많았지만, 부모가 숨진 자녀 이름으로 기부해 회원으로 가입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사실 조 씨는 어린 시절부터 기부에 적극적인 성향이었다고 한다. 조 씨의 아버지는 “딸이 고등학생일 때도 길거리 모금이 있으면 꼭 1만 원이라도 기부를 했다”며 “딸아이가 지금까지 월드비전 등 구호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를 해왔던 사실도 떠난 뒤에 알게 됐다”고 했다. 유족들은 이런 조 씨의 뜻을 살려 기부를 결심했다. 이 기부금에는 조 씨가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 약 500만 원도 포함돼 있다.
인천대 무역학과 4학년이던 조 씨는 교내에서도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학생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학교 측은 조 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장학증서를 보내왔다.
조 씨의 아버지는 “토익 980점이 넘는데도 영어 공부를 더 하겠다며 어학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열의가 컸다”며 “꽃을 다 피우지 못하고 세상을 등져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딸의 죽음을 계기로 꼭 하나 더 이루고 싶은 게 있다. 조 씨는 지난달 22일 인천 남동구 고잔요금소 인근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앞선 차량들의 교통사고로 조 씨 일행이 탄 차가 정차 중이었는데, 뒤따라오던 승용차가 들이받으며 2차 사고가 났다고 한다.
유족들은 “사고로 정차한 차량에 대한 2차 사고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현재 약 1만4000명이 동의했다.
1억원 기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돼
부모가 딸 이름으로 예금 등 내놓아
“생전 구호단체 등 돕던 뜻 따라”
고 조은결 씨의 사진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수여한 기부 인증패.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길지 않았던 딸아이의 삶이 더 아름답게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21일 오후 경기 시흥에 있는 한 카페에서 열린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식에서 고 조은결 씨(23·여)의 아버지 조동현 씨(52)가 이렇게 말했다. 조 씨는 지난달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운 이별 뒤 유족들은 조 씨가 남긴 예금과 보험금 등 1억 원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아버지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부는 제가 은결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흐느꼈다.
이번 기부로 고인은 2384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원은 사랑의열매에 1억 원 이상 기부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사랑의열매 측은 “돌아가신 부모 이름으로 자녀가 기부한 경우는 많았지만, 부모가 숨진 자녀 이름으로 기부해 회원으로 가입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사실 조 씨는 어린 시절부터 기부에 적극적인 성향이었다고 한다. 조 씨의 아버지는 “딸이 고등학생일 때도 길거리 모금이 있으면 꼭 1만 원이라도 기부를 했다”며 “딸아이가 지금까지 월드비전 등 구호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를 해왔던 사실도 떠난 뒤에 알게 됐다”고 했다. 유족들은 이런 조 씨의 뜻을 살려 기부를 결심했다. 이 기부금에는 조 씨가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 약 500만 원도 포함돼 있다.
인천대 무역학과 4학년이던 조 씨는 교내에서도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학생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학교 측은 조 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장학증서를 보내왔다.
조 씨의 아버지는 “토익 980점이 넘는데도 영어 공부를 더 하겠다며 어학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열의가 컸다”며 “꽃을 다 피우지 못하고 세상을 등져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딸의 죽음을 계기로 꼭 하나 더 이루고 싶은 게 있다. 조 씨는 지난달 22일 인천 남동구 고잔요금소 인근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앞선 차량들의 교통사고로 조 씨 일행이 탄 차가 정차 중이었는데, 뒤따라오던 승용차가 들이받으며 2차 사고가 났다고 한다.
유족들은 “사고로 정차한 차량에 대한 2차 사고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현재 약 1만4000명이 동의했다.
조 씨의 아버지는 “이번 기부를 통해 은결이에게 갖고 있던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며 “향후 수령할 보험금이 기부 약정금인 1억 원을 넘더라도 모두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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