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뭐 입지?]올가을도 체크 하세요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입력 2020-08-21 03:00 수정 2020-08-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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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빈폴 890311 2020 가을겨울(FW) 컬렉션.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난 지도 벌써 2주, 조금씩 높아지는 하늘이 다가올 가을을 예고하고 있다. 긴 장마 끝에 불볕더위가 찾아온 지금 조금 이른 듯한 감은 있지만, 다가올 가을을 준비하는 남성에게 제안한다. 올가을엔 멋스럽게 믹스한 체크를 입어보자.

흔히 스트라이프를 교차한 여러 가지 패턴을 체크라고 부르지만, 원래 체크(check) 패턴은 마치 체스판처럼 두 가지 스트라이프 패턴이 교차한 형태를 가리킨다. 다른 이름으로 체커(Checker)로도 불린다.

그중에서도 여러 가지 컬러가 믹스된 타탄(Tartan)은 가장 대표적인 체크 패턴으로 여겨진다. 타탄은 고대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했는데,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염료로 미리 염색한 실을 교차해 씨족별로 다른 패턴과 컬러 조합을 보였다. 이 때문에 문장 장식과 함께 가문을 상징하는 요소로 활용되기도 됐다.

북미에서 흔히 체크 패턴을 이르는 플레이드(Plaid)는 엄밀히 말하면 스코틀랜드의 전통복식 중 하나인 어깨에 두르는 큼지막한 숄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지금은 격자 패턴의 직조 패턴을 통칭하여 사용되고 있다.


불리는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매력을 가진 체크는 전통 있는 패션 브랜드들이 ‘가문의 상징’과 같은 하우스 체크 패턴을 선보이면서 클래식의 대명사가 되었다. 체크가 한동안 패션 트렌드의 사이클 속에서 짧게 유행하는 시즌 경향 정도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간절기 트렌치코트의 수요를 체크 재킷이 대신하고 수명 주기가 긴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체크는 남성복은 물론이고 여성복에서도 가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버버리의 노바 체크, 빈폴의 30주년 기념 체크 등 유서 깊은 패션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체크 패턴을 현대적으로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화려한 컬러의 전통적인 타탄체크보다 비슷한 톤의 컬러를 은은하게 조합해 활용도를 높인 패턴이 인기있다. 특히 한 가지 색의 농담(濃淡)으로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되는 옹브레 체크(1번 사진)가 눈에 띈다.

[2] 갤럭시 2020 FW 컬렉션.
[3] 빈폴멘 2020 FW 컬렉션.
사냥개 하운드의 날카로운 이빨을 닮아 하운즈투스라는 이름을 갖게 된 바둑판 패턴 체크도 가을 재킷으로 멋지게 활용된다. 주로 흑백 조합이 대표적이지만 올해는 와인, 그레이 등의 가을 컬러로 변형된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전반적으로 화려하고 큰 사이즈의 체크보다는 작고 은은한 형태가 주를 이루는데, 유니크한 매력이 있지만 작은 사이즈의 체크 패턴은 비교적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 오랫동안 클래식하게 입을 수 있다. 상의의 체크 패턴에 사용된 컬러를 하의와 이너로 선택하면 손쉽게 컬러 코디가 가능하며(2번 사진), 비슷한 형태의 체크인 깅엄체크와도 잘 어울린다(3번 사진).

[4] 엠비오 2020 FW 컬렉션.
코트와 같이 면적이 큰 아이템을 체크로 선택해보는 것도 좋겠다. 면보다는 선으로 구성된 체크는 유행에 관계없이 클래식한 멋을 선보인다(4번 사진).

[5] 로가디스 2020 FW 컬렉션.
넥타이와 셔츠 차림이 아니라 하이 게이지 니트 피케 셔츠와 함께 코디하면 편안함과 클래식함을 함께 갖춘 온 타임 착장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코듀로이 팬츠와도 잘 어울린다(5번 사진).

[6]로가디스 2020 FW 컬렉션.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어떤 아이템과 함께 코디하느냐에 따라 언제나 새롭게 체크 아이템을 소화할 수 있다. 톤 다운된 컬러의 타탄 셔츠 아이템은 캐주얼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6번 사진). 타탄 체크와 글렌 체크처럼, 패턴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컬러 톤을 가진 체크를 상하의로 믹스하는 것도 스타일링 팁이다. 더 새로운 방법으로 체크 패턴 스타일링을 즐기려면 스트라이프 패턴이나 잔잔한 도트 패턴의 액세서리를 더해보자. 스트라이프 패턴의 크루넥 티셔츠를 이너로 선택하거나, 도트 패턴 넥타이나 머플러, 혹은 행커칩을 함께 연출해도 좋다.

매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체크 패턴은 이미 옷장 속 키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올가을, 조금은 과감한 방법으로 색다른 분위기의 체크 패턴을 연출해 보기를 바란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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