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국내 상장사 영업익, 10년 만에 역대 최악 성적표
강유현 기자 , 김자현 기자
입력 2020-08-19 17:01 수정 2020-08-19 21:56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전경. (뉴스1DB) 2018.1.8/뉴스1
코스피 상장사들이 올해 상반기(1~6월) 10년 만에 최악의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장사 영업이익 총액이 최저치로 내려앉은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 기류로 하반기(7~12월) 경영 환경도 녹록치 않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 592곳의 상반기 연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영업이익 총합은 42조6534억 원이었다. 국내 상장사들이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해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51조4191억 원) 이래로 가장 낮았다. 상장사 영업이익이 40조 원대에 그친 해는 2012년과 2014년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올해 실적은 크게 뒷걸음질쳤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24.1%, 순이익은 34.1% 줄었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상장사의 순이익은 47.1%로 반 토막이 났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5.4%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 기업은 171개사(28.9%)로 작년(132개사·23.0%)보다 39개사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악화로 기업 실적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2년째 한국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다만 2분기(4~6월) 실적은 언택트(비대면), 홈코노미(홈+이코노미), 바이오 등 일부 업종이 선방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2분기 코스피 기업 매출은 1분기 대비 8.9%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9.2%, 25.2% 증가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출이 줄었지만 이익이 늘어난 것은 플랫폼 비즈니스와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는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n차 감염’이 확산되면서 3분기(7~9월) 실물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수출액은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여서 내수가 버텨줘야 그나마 경기를 방어할 수 있다.
반면 기업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우려했던 2분기 실적이 선방한 점을 감안하면 기업 실적이 저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며 “변수는 글로벌 경기로, 앞으로 수출 감소 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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