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스템 붕괴로 갈수 있는 위기상황”

김상운 기자 , 강동웅 기자

입력 2020-08-18 03:00 수정 2020-08-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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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일상 어디든 위험 노출돼”
수도권 교회 넘어 새 감염원 속출
닷새간 확진자 절반이 50대 이상… 폭염 겹치며 의료현장 혼란 우려
광화문 집회 전광훈 목사 확진판정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교회 등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새로운 감염원까지 속출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지금 바로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의료 시스템의 붕괴와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17일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는 197명. 나흘째 100명을 넘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는 하루 사이 70명이 늘어 확진자가 319명이 됐다. 신천지예수교(신천지·5214명) 다음으로 많다.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 참가했던 이 교회 전광훈 담임목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인 4000여 명 중 절반가량 검사한 결과여서 확진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각각 7명의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남구와 영등포구의 정보기술(IT) 교육기관 및 기업도 새로운 감염원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6개월 동안 무증상·경증 환자의 수가 드러나지 않고 누적됐다가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숫자는 많아도 단일 감염원이었던 대구경북이나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보다 (방역이) 어렵고 위험도가 높다”며 우려했다.

더 위험스러운 건 확진자 상당수가 장년층 이상인 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16일 확진자 801명 중 50대 이상이 49.4%(396명)에 달한다. 교회 관련 확진자 중 장년층 이상이 많다. 3월 초 신천지 사태 초반에는 20, 30대가 50% 이상이었다. 장년과 노년층은 중증도로 빠질 위험이 크고 상대적으로 치사율도 높다. 장마가 끝나고 전국적으로 폭염이 닥친 것도 노년층에게 치명적이다.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은 발열과 두통, 어지럼증 등 코로나19와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감염에 대한 경계심이 눈에 띄게 약해진 것도 걱정스럽다. 방역당국은 교회 시장 카페 식당 등 수도권 집단 감염의 원인 중 하나로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걸 꼽았다. 정 본부장은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곳 어디서든 누구라도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커졌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방심과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형식적인 시늉이 아니라 기본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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