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레트로”… 촌스러운 곱창밴드의 귀환

박선희 기자

입력 2020-08-17 03:00 수정 2020-08-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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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인기 끈 복고 아이템… 포니테일 등 묶으면 발랄함 더해줘
여름 휴가철 패션 포인트로 제격


샵밥 제공
추억의 곱창밴드(사진)가 레트로 열풍을 타고 돌아왔다. 영어로는 ‘헤어 스크런치’라고 불리는 이 액세서리는 국내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1990년대경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복고 아이템이다. 고무줄로 된 머리끈에 다양한 종류의 패브릭을 덧씌운 쪼글쪼글한 형태 때문에 우리에겐 ‘곱창밴드’란 애칭으로 익숙하다.

곱창밴드는 머리카락을 풍성하게 연출하던 90년대 스타일과 잘 어울렸다. 국내에서는 1999년 SBS 드라마 ‘토마토’에서 여주인공 역을 맡았던 김희선이 착용하면서 전국적으로 품절대란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대 이후 곱창밴드는 한물간 촌스러운 유행이 되며 자취를 감췄지만, 최근 배꼽티나 틴트 선글라스 등 레트로 분위기를 탄 추억의 아이템이 패션계 전면에 등장하면서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는 올해 가장 주목할 뷰티 트렌드로 곱창밴드를 꼽기도 했다. 지난해 곱창밴드의 포스팅 수는 전년 대비 63배나 급증해 뷰티 키워드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곱창밴드에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건 오히려 90년생들이다. 미국에서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Z세대’(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로 1990년 중반∼2010년 초반 출생)가 과하지 않게 치장할 수 있는 곱창밴드를 애용하며 유행을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블랙핑크 제니를 비롯해 아이유 등 90년대생 인기 스타들이 착용한 모습을 예능 프로그램이나 인스타그램에 자주 노출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곱창밴드도 밀레니얼 느낌으로 세련되게 소화한다. 포니테일이나 일명 ‘똥머리’(하이번·머리를 둥글게 말아 올림)로 묶은 뒤 곱창밴드의 패브릭을 노출시키는 스타일은 발랄함을 더해준다. 머리를 묶지 않을 때는 팔목에 자연스럽게 착용하는 것도 멋스럽다.

특히 무더운 여름 휴가철, 곱창밴드는 치렁치렁한 머리를 묶어 올리면서도 부담 없이 포인트를 주기에 제격이다. 다른 액세서리 없이 이것만으로도 멋을 낼 수 있다. 광택감 있는 실크 등 고급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도 꾸준히 인기가 있지만 여름철인 만큼 시원한 느낌을 주는 체크무늬나 레이스, 여름 니트 소재로 된 곱창밴드로 꾸민 듯 꾸미지 않은 ‘꾸안꾸’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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