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유아학교로…일제 잔재 청산하라” 국민청원 ‘봇물’

뉴스1

입력 2020-08-14 11:20 수정 2020-08-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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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광복절을 앞둔 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초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태극기를 그리고 있다. 2020.8.13/뉴스1 © News1

8·15 광복 75주년을 하루 앞둔 가운데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잔재를 청산하자는 국민들의 요구가 거세다. 이는 사실상 매년 광복절 즈음 반복되어 온 목소리로, 아직 우리 사회가 친일의 잔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광복 75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잔재인 유치원이라는 명칭을 유아학교로 변경해 주기를 간곡히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대표적이다.

청원인은 “유치원은 이미 법적으로 학교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학교로서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강점기부터 ‘유치원’ 이라고 불려왔다는 이유만으로 그 명칭을 쉽사리 변경하지 못하고,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들조차 교육기관과 보육시설, 사설 학원에 대한 혼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제가 사용한 명칭이었던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었듯, 유치원도 유아학교로 명칭을 바꾸어 교육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앞장서 달라”고 했다.

실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도 이같은 내용의 건의서를 3·1운동 100주년을 맞았던 지난해 교육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교육부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에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도 전날(13일) 성명을 내고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

같은 맥락에서 ‘일제잔재 국보1호 숭례문 국보지정을 해제하라’는 제목의 청원도 눈길을 끈다.

청원인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 문화재가 국보 1호가 되어야 한다”면서 “먼저 일제강점기의 식민지 자산이 되어버린 숭례문 국보 1호는 해제해야 된다. 이를 통해 친일 잔재 청산과 역사 광복에 좀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도 지난 수십년간 여러번 나왔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8월29일을 잊지말자’는 청원도 있다. 청원인은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으면 삼일만세운동도, 나라를 되찾은 광복도 없음이 당연하다”며 “1910년 8월29일 대한제국은 일본에 강제로 병합됐다. 잊지 말아야 할 날이다. 온 겨레가 땅을 치며 통곡하고 그날의 교훈을 곱씹으며 새로운 각오로 재무장해야 될 그날이 잊히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역사는 반복적으로 굴러간다. 부끄러운 실수를 덮어두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더 치명적인 실패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경술국치의 부끄러운 역사의 원인과 결과를 후대에 올바로 알려주고 깨우쳐 주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몫이라 생각 한다”면서 나라 잃은 교훈을 되새길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다만 ‘국치일’ 관련 청원은 이미 412명이 참여한 가운데 종료됐고, ‘유치원 명칭 변경’과 ‘숭례문 국보지정 해체’ 청원에는 14일 오전 11시 현재 각각 1892명과 185명이 참여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에게 청원종료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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