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장마에 ‘도로위 지뢰’ 주의보… 싱크홀-포트홀 이달만 수천건

전채은 기자 , 김소영 기자

입력 2020-08-12 03:00:00 수정 2020-08-12 17: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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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도로-아파트단지 ‘구멍’… 7~8월에 8배가량 많이 생겨
차량 지나가다 대형사고 우려… “급격한 핸들 조작대신 감속 운행을”


11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사거리의 버스중앙차로 근처에 있는 포트홀에 빗물이 고여 있다. 최근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각지에 포트홀과 싱크홀이 생기고 있다. 뉴시스
10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횡단보도 6개가 교차하는 건널목에서 정중앙의 대각선으로 그어진 횡단보도 한가운데가 갑자기 푹 꺼졌다. 갑작스레 생긴 지름 1.5m, 깊이 3m 크기의 싱크홀에 주민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주민 박모 씨(57)는 “비가 많이 와서 지반이 꺼진 것 같다. 만약 사람이 길을 건너고 있었거나 차량이 지나가던 중이었다면 어쩔 뻔했느냐”며 몸서리를 쳤다.

○ 최장 장마에 급증하는 도로 위 ‘지뢰’

전국에 연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각지의 도로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도로 위의 지뢰’라고 불리는 싱크홀이나 포트홀은 이달 들어서만 전국에서 수천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10일 오후 1시 28분경 광주 남구 백운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도 조선대 방향으로 가는 도로에 지름 60c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주말 동안 큰 폭우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서도 지름 3∼4m에 깊이 2m의 대형 싱크홀이 생겼다. 전날 오후 4시 12분경엔 부산 금정구 서동도서관 앞 도로에 폭 50cm, 깊이 80c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시가 응급 보수한 포트홀이 3149개소인 데 반해 이달 들어 10일까지 열흘간 보수한 포트홀은 총 7071개소였다.

싱크홀은 지하수의 압력 등 지반 환경의 변화로, 포트홀은 낡은 아스팔트에 물이 스며들어 균열이 발생하면서 생긴다. 강우량이 많은 올 7, 8월엔 싱크홀과 포트홀이 1, 2월에 비해 많게는 8배가량 늘어났다.

○ 싱크홀보다 포트홀 사고 확률 더 높아

이번 폭우로 발생한 싱크홀과 포트홀로 다친 사람은 아직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다면 언제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싱크홀과 포트홀 피해를 줄이려면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엔 감속 운전하는 게 최선이다. 사전에 구멍을 발견하고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운전 중 꺼진 땅을 발견했을 땐 급제동이나 급격한 핸들 조작을 하는 대신 감속하며 구멍을 에둘러 지나가야 한다. 구멍을 발견한 즉시 비상등을 켜 주위 차량에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줘야 추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구멍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그대로 차량을 몰았다가는 단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포트홀로 인한 사고는 운전자 차량의 타이어에 펑크가 나거나 휠이 찌그러지는 등 단독 사고의 형태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다. 충격으로 급격히 주행 방향이 바뀌며 다른 공작물이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통상 싱크홀보다는 포트홀이 교통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싱크홀은 눈에 잘 띄어 접근 차단과 복구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반면 포트홀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포트홀을 발견했을 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토교통부 등에 마련된 신고센터에 즉시 연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땅이 꺼지는 순간 도로 위를 지나고 있지 않더라도 인명 피해는 발생할 수 있다. 차량이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려다 다른 차량과 부딪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상황이라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크기가 작은 포트홀은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 운전자가 육안으로 판별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 여름철엔 도로 관리 기관의 각별한 유지·보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채은 chan2@donga.com·김소영 기자


::싱크홀(sink hole):: 지반 환경에 변화가 생겨 갑자기 땅이 꺼지는 현상
::포트홀(pot hole):: 도로 균열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그릇처럼 움푹 파이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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