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500대 기업’에 中 124개 올라… 사상 처음 美 앞질렀다

임보미 기자

입력 2020-08-12 03:00 수정 2020-08-12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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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2개서 해마다 크게 늘어… ‘톱10’도 3개로 美보다 1개 많아
삼성전자 19위-현대차 84위 등… 한국은 14개… 작년보다 2개 줄어


1990년부터 ‘세계 500대 기업’을 발표해 온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천의 순위에서 중국 기업의 개수가 사상 최초로 미국 기업을 넘어섰다.

포천은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2019년 매출 기준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 중국 및 홍콩 기업이 124개 포함돼 미국(121개)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대만까지 포함한 범중국 기업 수는 133개에 달한다. 중국은 1990년 첫 순위 발표 당시 단 한 개의 기업도 포함시키지 못했고 1995년에도 2개에 그쳤다. 하지만 2003년 11개가 기록된 이후 증가세가 가팔라져 미국을 제쳤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대만 기업(10개)을 포함할 경우 500대 기업이 129개로 미국(121개)에 앞선 바 있다.

중국은 세계 10위 기업에도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 중국 국가전력망공사, 중국 석유천연가스그룹(CNPC) 등 3개를 포진시켜 2개(월마트, 아마존)에 불과한 미국을 앞섰다. 다만 매출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은 미국 유통 공룡 월마트가 차지했다. 로열더치셸(5위·네덜란드), 아람코(6위·사우디아라비아), 폭스바겐(7위·독일), 브리티시페트롤리엄(8위·영국), 도요타(10위·일본)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이번 결과를 두고 미중 무역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등으로 미국 내에서 “중국에 의존하는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미 기업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쉽게 떠나지 못할 것임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 기업 규모가 미국을 앞섰다고 보긴 어렵다. 500대 기업의 매출 총액을 비교했을 때 중국은 전체의 25%를 차지해 미국(30%)에 뒤졌다. 이번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의 68%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영기업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14개로 지난해보다 2개 줄었다. 삼성전자는 19위를 차지해 지난해 15위보다 4계단 하락했다. 포천은 순위 하락의 이유로 메모리반도체 부진, 화웨이와의 스마트폰 경쟁 심화 등을 거론했다. 포천 500대 기업에서 50위권에 든 한국 기업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10계단 올라 84위를 기록했고 SK㈜는 24계단 밀린 97위였다. 그 밖에 LG전자(207위), 기아차(229위), 한화(277위), 현대모비스(385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세계 500대 기업 중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38명, 흑인 CEO는 4명에 그쳤다. 500대 기업 내 최초의 여성 CEO는 1972년 미 워싱턴포스트(WP)의 캐서린 그레이엄 당시 CEO였다. 이로부터 48년이 지났지만 여성 CEO의 비율이 아직도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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