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4억이하 비중 절반 불과

이새샘 기자

입력 2020-08-11 03:00 수정 2020-08-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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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더 내는데… 더 좁고 낡은 집서 ‘전세살이’
직방, 올 상반기 거래 분석
‘4억이하’ 10년새 90→53% 급감
가격대별 전용면적 꾸준히 줄어


서울 아파트 전세가 최근 10년간 가격은 상승했지만 거주 여건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대 중 4억 원 이하 전세 거래가 전체의 52.7%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1년 89.7%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으로, 그동안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저렴한 전세가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2억 원 이하 전세 역시 전체 거래 중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43.3%에서 2020년 13.7%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대별 거래 평균 전용면적은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우선 전체 평균 79.1m²에서 올해 상반기 74.1m²로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국민주택(84m²)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1년에는 전세보증금 2억 원 이상∼4억 원 초과 가격대의 평균 전용면적이 86m²로 국민주택(84m²) 규모 이상이었던 반면 2020년 상반기는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 가격대의 전세 평균 전용면적이 94.3m²로 국민주택 규모 이상으로 나타났다. 전세 가격 2억 원 이하 구간의 평균 전용면적은 2011년 62.7m²에서 2016년 50.8m², 올해 상반기 43.5m²로 면적이 줄었다.

준공 연한은 전체 평균 14.3년에서 19.3년으로 모든 전세 가격대에서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억 원 초과 전세의 경우 2011년 평균 준공연한이 5.2년이었지만 올해 상반기는 15.1년으로 준공연한이 10년 가까이 늘어났다. 신축 여부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전세 가격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동시에 그동안의 서울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전반적인 준공연한을 끌어내릴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가격이 저렴할수록 준공 연한도 더 길었다. 2억 원 이하는 2011년 16.1년에서 2020년 상반기 22.0년으로 5.9년이 증가했고, 2억 원 초과∼4억 원 이하는 13.2년에서 21.1년으로 7.9년이 늘어났다.

직방 측은 “전반적으로 전세 거래 아파트의 노후화는 2016년까지 빠르게 진행된 이후 2017년부터는 완만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현상은 청약에 나선 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에서 이탈하고 서울에 2017∼2019년 연평균 3만2000채 이상이 입주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상대적으로 전세 가격이 저렴한 노원, 도봉, 강북구(이하 노도강)의 올해 상반기 4억 원 이하 전세 거래 비중이 88%, 금천, 관악, 구로구(이하 금관구)는 76%로 나타났다. 이들 4억 원 이하 전세의 준공연한은 금관구는 평균 10.9년으로 짧았지만 노도강은 26년으로 재건축 연한(30년)에 거의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 관계자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요구권 등 임대차 2법으로 임차인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급과 제도적 장치는 마련됐지만 절대적 물량 공급과 함께 수요자 특성에 부합한 주거의 질을 향상시킬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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