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카카오금융-네이버파이낸셜의 진격

김재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입력 2020-08-11 03:00 수정 2020-08-11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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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최근의 시장 반등 국면 속에서 가장 큰 화두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미국의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 초대형 플랫폼은 이미 단일 국가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이들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대형 온라인 플랫폼들은 검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본업을 넘어 금융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결제뿐 아니라 수신 및 대출, 금융상품 검색 및 구입까지 대형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한번에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온라인 플랫폼과 금융의 결합을 통해 파괴력을 보여준 것처럼, 테크핀들의 금융업 진출 시도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이 가진 일련의 정보를 확보해 더 큰 부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일 겁니다.

한국의 대표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금융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증권 등 금융 계열사를 직접 소유하는 형태로 금융업에 진입했습니다. 후발 주자인 네이버도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금융업 진출에 나섰습니다. 미래에셋대우와 손잡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을 시작으로, 향후 네이버 플랫폼 내 온라인 정보와 금융 정보의 결합을 통해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입니다.

대형 플랫폼들의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은 금융사들에 있어 큰 고민입니다. 금융의 본질을 자본의 연결 기능에서 찾는다면,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금융사들이 대형 온라인 플랫폼들보다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한 연결 기능이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가격 경쟁력 또한 대형 플랫폼들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습니다. 플랫폼들은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을 소비자 혜택에 활용할 뿐 아니라 고객 기반 확보를 위해서라면 적자까지도 불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들이 자본 집약적이고 노하우와 경험이 필요한 기존의 금융을 모두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 금융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판매 채널을 온라인 플랫폼들이 빠르게 잠식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금융사들은 인수합병(M&A), 협업 증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에 대응해 왔지만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정부 규제와 자본력 등을 이유로 ‘금융업은 다르다’는 인식에 안주하기보다는 대형 플랫폼과 독점적, 우호적 관계를 맺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금융사가 향후 플랫폼 세상의 금융업 지도에서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재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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