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청장 “태릉골프장 부지에 1만 세대 건립? 청천벽력” 반발
뉴스1
입력 2020-08-04 17:29 수정 2020-08-04 17:30
오승록 노원구청장© News1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4일 정부가 육사 태릉골프장 부지 총83㎡ 규모에 아파트 1만 세대를 건립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충분한 인프라(기반시설) 구축없이 또 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정부 발표는 그동안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온 노원구민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반발했다.
노 구청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문을 통해 “노원구는 30여년 전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 의해 조성된 도시로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게 인구밀도가 가장 높아 주차난 가중,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태릉골프장은 분명 보존가치가 높은 그린벨트 지역”이라며 “골프장 건설로 자연이 많이 훼손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울창한 숲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을 단순히 아파트 단지로 개발할 경우 당초 목표인 집값 안정보다 노원구를 더욱 심각한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의 공급을 늘려야 하는 대통령님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태릉골프장은 저밀도 주택공급을 원칙으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고양시 창릉 신도시는 800만㎡ 부지에 주택 3만8000세대를 건립하는 것에 비해, 태릉골프장 83만㎡에 1만세대를 건설할 경우 매우 심각한 고밀도 주택단지가 되어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인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임대 주택 비율은 3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 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태릉골프장 부지의 50%를 노원 구민에게 돌려달라”며 “그동안 태릉 골프장은 노원구에 있지만 구민들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운 지역이었다. 태릉 골프장 개발에 따른 부지의 50%를 일산의 호수공원, 분당의 중앙공원과 같이 공원으로 조성해 노원 구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획기적인 교통대책이 먼저 수립되어야 한다”며 “태릉골프장 주변은 지금도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다. 인근 남양주 별내지구와 다산 신도시, 구리시 갈매지구까지 개발되면서 화랑대역과 태릉입구 사거리, 북부간선도로 등은 하루 종일 상습 교통정체 구간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가중되는 교통난으로 그 피해는 노원 구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노 구청장은 마지막으로 “어쩔 수 없이 육사를 이전한다면 이 일대는 아파트 건립보다 자족 기능을 높이는 직주 근접 산업이 들어와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빅데이터·AI 원천기술 등 융복합 생태계 구축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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