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무산위기에 발끈한 금호산업 왜?

뉴스1

입력 2020-07-31 13:45 수정 2020-07-3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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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닌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현대산업개발이 선정되자 기자회견에 나섰던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뉴스1DB)@ News1

그동안 조용했던 금호산업이 발끈했다.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 주체지만 생사여탈권을 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이 쥐고 있다 보니 M&A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금호산업이다.

대신 현대산업개발 인수준비위원회 실사 검증 업무에 협조하며 아시아나 매각 실무를 지원했다. 결정권을 가진 양측의 진두지휘 아래 잠자코 있던 금호산업이 발끈한 건 현대산업개발이 계약무산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호산업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는 지분은 보유 중인 아시아나 주식 6868만 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에게 이 지분을 2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지불했다. 금호산업은 현대산업개발 인수준비위원회 실사 검증 업무에 협조하며 조속한 거래 종결을 요청해왔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황이 고사위기에 내몰리면서 현대산업개발의 계약해지 가능성이 제기될 때도 조용했던 금호산업이다.

그런데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상황 재점검 및 매각 재실사를 요구하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딜이 무산될 경우 이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명백히 가려야 한다고 본 것이다.

기저에는 M&A 불발을 염두에 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금호산업은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상황 재점검 및 매각 재실사 근거로 든 사안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은 계약 당사자간 문제 삼지 않기로 합의된 내용이고 부채 증가 역시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결과로 거래에 중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구성하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같은 금호산업 반박은 아시아나 위기의 시작점으로서 매각 무산책임까지 떠안을 수 없다는 절실함이 맞닿아 있다.

아시아나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발생한 감사보고서 한정의견 사태에 있지만 과거 대우건설에서 금호산업으로 이어진 무리한 기업 인수 즉 경영패착이 시작점이다.

박삼구 전 회장의 오판은 그룹 유동성 위기를 부채질했고 결국 아시아나 매각이 결정됐다. 더욱이 채권단 지원을 받은 금호그룹은 산업은행 등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산업개발 의도대로 M&A 무산의 귀책사유까지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에게 있다는 주장을 놔두면 앞으로 제 목소리를 내기가 더 어려워진다.

또 딜 무산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약금 반환소송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이에 따른 인수주체의 부담이 계약무산 위기의 원인인데 현대산업개발이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했다는 주장으로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자 적극적인 대응으로 스탠스를 바꾼 것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는 피인수기업으로서 자료 제공 등에 최선을 다해왔으나 대면협상 요청을 무시한 건 현대산업개발”이라며 “사실을 왜곡하는 여론 몰이를 그만두고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보여준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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