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부부의 마지막 병원이 되고자 ‘맞춤형 치료’ 최선”

최호열 기자 |

입력 2020-07-31 03:00 수정 2020-07-3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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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아이여성의원 정다정·김나영·김민재·강푸른나래원장

서울 강서구 에이치아이여성의원 정다정·강푸른나래·김나영·김민재 원장(왼쪽부터). 사진 홍태식
“의사가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아요. 저의 고민을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기계처럼 언제 다시 오라는 말 뿐, 왜 실패했는지, 앞으로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아서 답답해요.”

“희박한 가능성을 부풀려 듣고 싶은 건 아닌데, (난소기능이 너무 안 좋아서) 해봐도 안 될 텐데 하는 느낌을 주는 의사들. 그들의 표정과 말투에 더 지치고 힘이 드네요.”

난임 환자들이 즐겨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런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2017년 10월부터 난임 시술이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되면서 금전적인 부분은 한시름 내려놓았다고 해도, 임신에 성공하기까지의 치료기간과 시술에 대한 부담감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임신에 성공하기까지 절박함을 오롯이 홀로 견뎌내야 한다. 그래서 난임 환자들에게는 의사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큰 위로가 되기도 하고 상처가 되기도 한다.

에이치아이여성의원은 섬세한 원인분석과 친절한 설명으로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난임 전문 의료기관으로 난임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나 있다. 개원 2년 만에 시험관아기시술(이하 IVF)과 냉동배아이식이 월 230건 이상 이뤄질 정도로 급성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10차례 실패 46세 여성 임신 성공


난임 전문의료기관을 찾는 최종 목표가 임신인 만큼 임신 성공률도 중요하다. 에이치아이여성의원이 공개한 자료(최근 시행된 IVF 1500건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다른 병원에서 3차례 이상 실패한 환자가 70%, 40세 이상 환자가 50%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임신 성공률이 47.5%에 달했다. 2018년 미국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요약보고서에 따르면 35∼39세 38.25%, 40세 이상 13.3%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임신 성공률이 희박해짐에도 에이치아이여성의원은 35∼39세 49.6%, 40세 이상 30.2%(2019년 기준)라는 높은 임신율을 보였다.

이런 비결에 대해 정다정 에이치아이여성의원 원장은 “루틴 프로토콜(routine protocol)을 지양했다”면서 “난임 의사의 시술 경험과 스킬도 중요하지만 모두의 얼굴이 다르듯, 사람마다 다른 난임 원인을 찾는데 집중하고, 필요한 검사를 빠트리지 않는다면 누구나 임신에 이르는 길은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내로라하는 메이저병원에서 10차 이상 시술을 해도 임신이 안 되던 46세 여성이 임신에 성공했을 때 느낀 환희와 보람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보조생식술의 꽃은 배양기술력에 있다. IVF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이 되어 세포분열이 되고 착상 확률이 높을 만한 배아를 잘 선발하는 과정이 모두 몸 밖 배양실에서 이뤄진다. 배양기술력을 거론할 때 최신 시설보다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 정다정 원장은 힘든 난임 케이스가 몰려도 높은 임신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20년 이상 배양 경험을 갖춘 실력 있는 연구원들의 헌신”을 꼽았다.

“난자를 채취한 날 오후에 수정작업이 이뤄지는데, 난자 성숙도에 따라 환자마다 다르게 수정 타이밍을 잡다보니 연구소는 늘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질 않아요. (그래서인지) 40대 이상의 환자군과 난소기능저하가 심한 분들이 많았지만 난자와 정자의 미세수정률을 80% 이상 유지할 수 있었어요.”



몸 상태와 생활습관까지 고려 ‘최적의 맞춤 처방’

최근 의료분야에서 유행하는 말이 ‘맞춤치료’다. 난임 전문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IVF는 나이와 난소 상태에 맞게 과배란 주사 용량을 책정해서 적당한 개수의 난자를 키워내 채취하고 이를 자궁내이식을 하는 것인데, 어떤 맞춤형 진료를 한다는 것일까. 김나영 에이치아이여성의원 원장은 “난자를 잘 키워내고 착상 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 여성의 몸 상태와 생활습관까지 고려해서 최적의 맞춤형 처방을 찾으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IVF를 여러 차례 실패하고 오는 경우 최대한 꼼꼼하게 이전 차트를 리뷰합니다. 환자는 조급한 마음에 바로 시술을 시작하길 원하지만 저는 이번 시술이 환자에게 마지막 시술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환자를 체크합니다. 이번에 꼭 임신이 될 수 있도록 직업이나 생활패턴, 식이, 수면량 등을 체크해서 개선 여지가 있는지 찾아봅니다. 대부분의 난임 부부가 난임만의 문제를 갖고 있지 않아요. 건강상태가 기본적으로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와 수면 문제를 포함해 현재 몸 상태에 문제가 있어요. 그런 원인을 개선하면 난자와 정자의 퀄리티가 달라지거든요.”

IVF를 서너 차례 해도 임신이 안 된 부부들에게 내과적 검사를 권하는 이유는 이러했다. 아직 ‘성인병 단계’는 아니더라도 ‘경고 단계’라면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 김나영 원장은 “(어떠한 질환이든) 경고 단계에 해당된다면 치료와 더불어 운동 및 식이와 수면패턴 등을 반드시 개선해야 임신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통계적으로 과거에 비해 정자 상태가 좋지 않은 남성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계정맥류 등 특정 질환이 없는데도 정액검사 결과가 좋지 않은 분들은 내과적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당능 장애나 지방간, 고지혈증, 수면장애 등의 질환의 경우, 개선되면 대부분 정액검사상 호전을 보입니다. 수정란 역시 등급이 높아질 수 있고요.”

식색성야(食色性也), 타이트한 식이조절 필요

식색성야(食色性也)라는 말이 있다. 식욕과 성욕은 선천적인 본성이라는 것이다. 또한 식(食)과 색(色)은 비례관계라고 한다. 잘 먹어야 생식력이 왕성하고, 생식력이 왕성한 사람이 잘 먹는다. 그렇게 따지면 요즘처럼 잘 먹는 시대도 없는데 리비도(성욕)와 수태력은 기대이하 수준이다. 왜냐하면 너무 잘 먹고, 많이 먹어서다. 과식과 폭식, 고탄수화물, 고지방 식사로 이어지는 생활패턴이 성인병으로의 경보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리비도를 떨어뜨리고 임신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강푸른나래 에이치아이여성의원 원장은 “당화 혈색소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 등의 내과적 문제가 있을 땐 타이트한 식이조절을 해야 한다”면서 “특히 여성들은 파스타, 떡볶이 등 너무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임신을 위해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채소 위주에 식단으로 바꿔야 한다”고 경고했다.

탄수화물은 뇌에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지만 과잉 섭취를 하면 콜레스테롤 형태로 몸에 저장이 되어서 뱃살이 늘어나게 된다. 여성의 복부비만은 남성호르몬 증가로 인해 급기야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임신을 원한다면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균형이 맞지 않는 식습관으로 인해 고혈당 고지혈증 상태가 될 경우 생식세포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생리량, 월경통 체크 습관 중요

김민재 에이치아이여성의원 원장은 “임신에 있어서 배아와 자궁 중 배아가 더 중요하다. 좋은 배아는 포기만 하지 않으면 만날 수 있지만 문제는 자궁이다. 자궁내 질환이 심하면 아무리 좋은 배아라도 착상이 힘들다”며 “심한 자궁내 질환은 100% 치료가 안 되고, 자궁내막이 유착되어 있거나 내막이 아예 망가져 있으면 더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따라서 평소 생리량, 월경통을 체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또한 외과적 수술을 하거나 질환을 치료할 때 주의해야 한다. 자칫 난임의 불씨가 될 수 있어서다.

“출산 계획이 없더라도 난소와 자궁쪽 수술은 신중해야 해요. 예를 들어서 선근증 수술을 한 분들 중에는 자궁내막이 완전히 망가져서 복구가 힘든 케이스도 많아요. (자궁과 난소)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생식내분비 전공인 의사(난임)의 판단을 들어보는 게 좋아요.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암환자라면 난자를 동결해 놓는 걸 고려해야 하고요. 고령에 난소기능저하라도 난자가 있고 자궁이 나쁘지 않다면 임신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어요. 또 난소나 자궁에 질환이 있더라도 수술적인 치료를 통해서 임신을 기대해 볼 수 있답니다.”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부부들에게 난임 의사의 정서적인 지지와 조언이 중요하다. 에이치아이여성의원의 원장들은 말한다. “의사와 난임 부부는 임신을 목표로 한 하나의 팀이에요. 난임으로 힘들어 하는 환자에게 병원마저 어려운 곳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되겠지요. 조금이라도 더 환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우리 전 직원의 마음이 임신율을 높이는데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난임 부부의 마지막 병원이 되고자’하는 마음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바로 에이치아이여성의원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가치이지 않을까.

에이치아이여성의원은 개원 2년만에 IVF(냉동이식 포함)를 월 230건 이상 시술할정도로 급성장했다. 이곳 4명의 여성원장은 상세한 난임 원인 분석과 친절한 설명으로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려고 노력한다.
건강한 난자와 건강한 정자를 만드는 7가지 생활수칙
1. 자야 할 시간에 푹 자기. 꿀잠 권장
2. 2시간 이상 과한 운동 NO. 몸 가벼워지는 운동 Yes
3. 컴퓨터 앞 지킴이와 스마트폰 홀릭 NO
4.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 개발하기
5. 단백질, 채소 위주의 식단 Yes
6. 부부는 한 팀! 정서적인 지지는 필수!
7. 담당의사의 의학적 소신을 300%이상 믿기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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