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디스플레이 “노조활동 인정” 약속…삼성 노사관계 기류 급물살

서동일기자 , 김현수기자

입력 2020-07-28 15:48 수정 2020-07-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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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이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제공) © News1

삼성디스플레이가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노조) 측에 “회사 내 정당한 노조활동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또 8월 14일까지 충남 아산 사업장 내 공식적인 노조 사무실을 마련해주기로 약속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다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뒤 주요 삼성계열사에서 처음으로 나온 노사 합의다. 재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전반의 노사 관계 기류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27일 노조와 만나 서로 신뢰를 갖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노조에 △충남 아산 사업장 내 노조 사무실 제공 △교섭기간 내 노조 유급 전임자 2명 인정 △회사 내 정당한 노조 활동 인정 등을 약속했다. 노조 측은 8월 3일부터 전임자 활동을 시작해 단체 교섭 준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사의 1차 교섭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노조를 대등한 대화의 상대로 인정한다는 뜻”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에서 노조 활동에 대한 사측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은 임금단체협약을 앞두고 노조와 만나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2월 출범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조 문제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드린다.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고 노사의 상생,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했다.

또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역시 공동 입장문 형식을 통해 “미래 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 문화를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1938년 창립 이후 노조가 없어도 될 정도로 임직원의 권익과 복리를 선제적으로 보장해 주겠다며 ‘비노조 경영’ 원칙을 인사노무 철학으로 내세워왔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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