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집값 폭등 추궁에… 김현미 “前정권 부동산규제 완화 탓”

김준일 기자

입력 2020-07-24 03:00 수정 2020-07-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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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서 야당과 공방

사회 보는 김상희 부의장… 답변하는 김현미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여성으로는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의장단에 선출된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의장석에 앉아 사회를 보고 있다. 뉴시스
“노무현, 문재인 정부 등 좌파 정부만 들어서면 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나.”(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

“부동산 정책 (현실화는) 기간이 남아 있다. 유동성 과잉이 해외 몇몇 도시에서 부동산 과열로 나타나고 있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23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부동산 가격 폭등 논란을 놓고 정부와 야당의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시장을 거스른 좌파 부동산 정책의 총체적 실패 때문”이라고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김 장관은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전체 경제 상황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규제를 완화해 2015년부터 부동산 시장 상승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반박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두고 서로 ‘진보 정부’ ‘보수 정부’ 탓을 한 셈이다.

○ 부동산 폭등 탓 서로 돌린 정부와 야당

포문은 통합당 첫 질의자로 나선 서 의원이 열었다. 서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57.6% 늘었다”며 “2017년부터 소득주도성장과 연결돼 통화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 현상 때문이지 소득주도성장 때문이라는 자료를 본 적 없다”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또 유동성 과잉 원인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때 시작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겹쳐서”라며 집값 폭등의 근본 원인은 정책 때문이 아닌 외부 환경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윤영석 의원은 현 정부 주택 공급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공급에 대한 인식과 판단이 상당히 잘못됐다”며 “그동안 뭐 하다가 이제야 그린벨트를 푸느냐 마느냐 하고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공급에는 시차가 있다”면서 “인허가에서 착공,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5년, 길게는 6년이다”라고 강조했다.

○ 태릉골프장 주거약자 용도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해당 부지의 주택을 주거 약자 용도로 제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총리는 “태릉골프장을 무주택자나 청년, 신혼부부 등 꼭 필요한 분들에게 공적개발을 하는 것은 그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현재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태릉 육군사관학교 부지 개발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주택 가격을 잡으려고 ‘세금 폭탄을 퍼붓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종합부동산세는 (전체) 인구 대비 1%, 가구 대비 2%만 낸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준다고 할 때 제가 단순히 1인당 30만 원씩만 주더라도 200조 원이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9월로 예정된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추가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마지막 질의자인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대정부질문 대신 통합당을 지적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통합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가며 파행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질의 순서에서 “국회의장 선출 표결 불참, 상임위원회 표도 추후 제출, 원내대표가 가합의를 파기하는 등 (통합당의) 보이콧이 반복됐다”며 통합당 문제를 지적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즉각 “대정부질문을 해라” “뭐하는 거야” 등의 항의를 했고, 김상희 국회부의장도 “이소영 의원 지금은 경제부문 대정부질문이다. 대정부질문에 맞는 질의를 해 달라”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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