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못 잡는 이유 짚어줬어야[독자위원회 좌담]

정리=이현두 기자

입력 2020-07-24 03:00:00 수정 2020-07-24 1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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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수사지휘권 발동, 공방 넘어 구체적 맥락 분석을
볼턴 단독 인터뷰 눈길… 백악관의 한반도 시각 잘 보여줘


동아일보 독자위원회는 20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논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갈등 등 최근 이슈와 관련된 언론 보도를 주제로 토론했다. 왼쪽부터 최영해 심의연구팀장, 류재천 최은봉 위원, 김종빈 위원장, 이은경 성태윤 이준웅 부형권 위원.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지난해 말부터 급등하고 있는 아파트 가격에 정부는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남북관계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동아일보 독자위원회는 20일 부동산 대책,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경색된 남북관계 등의 보도에 대해 토론했다.》

김종빈 위원장=먼저 부동산 문제를 다룬 보도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성태윤 위원=대부분 언론은 어떻게 하면 양질의 주거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할까 하는 관점보다 집값을 잡기 위해 이런저런 정책을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관점에서 보도합니다. 동아일보 보도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집값 안정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규제를 하는 것을 지적해 주면 좋겠습니다. 다주택자들을 적대시하는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이 전월세를 공급해 주는데 주택을 제대로 갖지 못하게 되면 전월세 공급이 약화되면서 전월세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메커니즘을 짚어주면 좋겠습니다. 젊은층은 주택을 장만하고 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갚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재산을 형성해야 하는데 아예 재산 형성 기회를 잃어버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주택적인 문제만이 아니어서 이런 부분을 짚어주면 좋겠습니다.

이준웅 위원=장기적 관점에서 왜 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시장에 대한 규제들이 실패하는지를 분석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당사자가 다층적인데도 친정부적인 입장, 그와 반대되는 입장, 이런 식으로만 논의되니까 정책도 친정부적이냐 반정부적이냐, 실패냐 성공이냐는 관점에서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7월 7일자 A5면의 ‘집 살 길은 막히고 전월세는 뛰고…더 고달파진 셋집살이’ 기사는 전세를 통해 중산층으로서의 꿈을 키워가는 사람들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는 사정을 보여줘 정책입안자들이 실제 주택 수요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이은경 위원=6·17부동산대책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재건축 분양권을 위한 2년 실거주 요건 등에 관한 위헌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대출규제 강화도 법이나 시행령이 아닌 금융권에 대한 정부감독권을 통한 간접규제이기는 하지만 소급 적용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컸던 만큼 법률 우위의 원칙을 침해하는 소지가 있는데 이런 점을 지적했어야 합니다. 최근 부동산 정책은 헌법이 무색할 정도로 도를 넘는 측면이 있는데 기획기사로 심도 깊게 보도했으면 합니다. 쉽게 법의 재개정을 반복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최은봉 위원=7월 4일자 5면의 ‘77만 채 공급 밝혔지만…서울 새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 못 미쳐’ 기사의 경우 공급 측면에서 다뤄준 좋은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7월 18일자 4면의 ‘이명박 정부, 수도권 그린벨트 풀어 반값 아파트 공급’ 기사는 제목이 공급 확대 정책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용과 달랐습니다.

류재천 위원=부동산 정책을 22번이나 발표해도 안 되는 이유를 심층 취재를 통해 명확하게 밝혀줄 필요가 있습니다. 6월 18일자 A8면의 ‘갈아타기 1주택자, 기존 집 안 팔려도 대출 6개월 내 입주해야’ 기사는 Q&A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됐습니다.

김 위원장=7월 8일자 A5면의 ‘주호영, 부동산 정책 비판’ 기사는 개인이 아니고 제1야당의 대표로서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큰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인 데다 전문가들 도움을 받은 전문성이 가미된 내용이었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야당의 의견도 국민들에게 공지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너무 작은 크기로 게재했습니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이라면 과정 자체에 수긍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중요한 정책이 결정되고 부결되는 것을 보면서 의견 수렴 과정의 문제도 지적했어야 했습니다.

이은경 위원=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과 관련해 7월 8일자 A6면 ‘秋 좌고우면 말라 압박…尹, 침묵 이어가며 장고’ 기사에서 전국 고검장과 검사장회의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전달했다는 기사를 실었는데 보고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취재해서 보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7월 9일자 A12면의 ‘尹 독립수사본부 건의에…秋 지휘권 수용-불수용 하나 택하라’ 기사에서 양쪽 입장을 다 실었는데 법무부와 대검의 물밑 합의안을 추 장관이 뒤집었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류 위원=7월 3일자 A1면의 ‘법무장관, 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 기사에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팩트만 보도하지 말고 비판적 시각을 담았어야 했습니다.

최 위원=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을 계속 공방으로 보도했는데, 스토리텔링 차원에서는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지만 길을 놓치게 되는 면도 있었습니다. 헌정사에서 두 번째라고 했는데 맥락을 구체적으로 보도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성 위원=어떤 때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는 것인지, 지금은 무엇이 문제가 되는 것인지를 독자들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어떤 요건하에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것인지, 요건 자체가 없는 것인지, 해외에서는 어떻게 돼 있는지 등에 대한 보도가 필요했습니다.

김 위원장=수사지휘권 발동은 적법, 부적법의 문제가 아니고 무조건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젠데 언론들이 소홀하게 다룬 것 같습니다. 6월 23일자 A1면의 ‘文대통령, 秋-尹에 서로 협력하라’ 기사에 청와대 관계자가 윤 총장의 거취에 관한 교체론을 일축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총장 임기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아무 이유 없이 교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총장의 임기가 법으로 규정돼 있는데 왜 임기를 함부로 말하느냐고 따끔하게 지적했어야 합니다.

최 위원=5월 26일자 A31면에 워싱턴특파원이 정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연구원을 인터뷰한 기사가 10개의 질문과 응답으로 내용이 좋았습니다. ‘스몰딜+α’는 비핵화와 연계해 매우 중요한 이슈여서 기사 제목으로 많이 실렸는데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보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성 위원=볼턴 회고록에 대해 우리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부분이 많은데,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르고 우리 입장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같이 보도를 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또 남북문제가 왜 이렇게 됐는가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도 보도해 줬으면 합니다.

이준웅 위원=워싱턴 특파원의 볼턴 단독 인터뷰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트럼프와 볼턴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는 백악관 내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어떻게 접근했는가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동아일보 보도가 그런 부분을 잘 짚어줬습니다.

류 위원=라임 사태와 옵티머스 사태는 부패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인데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보도됐습니다. 독자들이 잘 알 수 있게 자세한 보도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이은경 위원=7월 1일자 A6면의 ‘인권위, 국회에 평등법 제정 촉구’ 기사는 인권위 보도자료를 요약 보도했습니다. 이해관계자가 많은데 그에 따른 분석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 사안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과 입증책임 전환 규정 도입으로 무분별한 소송이 예상되는 만큼 심층기사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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