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난간-가드레일은 국민 안전과 직결… 기술축적에 전력

박지원 기자

입력 2020-07-24 03:00 수정 2020-07-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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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스티

논산에 위치한 국제에스티 본사 전경
교량 난간과 가드레일 등 도로안전시설물의 품질 수준은 보행자나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관련 기준을 꼼꼼하게 두고 품질을 각별히 관리하고 있다. 정부·지자체 도로안전시설물 설치에 있어서 ㈜국제에스티 제품 선정이 많아지는 것도 기술력과 품질 수준에 대한 신뢰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1990년 국제비철로 시작한 국제에스티는 연구개발(R&D)과 기술혁신으로 업계 선도 기업으로 올라섰다. 단순히 판매를 늘리는 차원을 떠나서 품질이 곧 국민 안전과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도로안전시설물의 강도나 내구성 등을 늘리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는 게 이경배 대표의 설명이다.

가드레일
기술이 곧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업계에선 선제적으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면서 R&D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다. 오랜 R&D 투자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냈다는 설명이다. 기술이 있는 기업이 앞서나갈 수 있다는 이 대표의 경영방침이 반영돼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국제에스티의 직원은 55명인데 그중 연구개발 인력이 11명으로 20%에 해당할 정도로 R&D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이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안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왔다”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내구성이 더 높은 자재나 원료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회사가 만드는 제품이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하나하나를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국제에스티의 대표 제품인 교량 난간과 인도교 제품의 경우에는 내구성이 높은 알루미늄합금을 주종으로 생산하고 있다. 국제에스티 측은 알루미늄은 경량화에 유리한 소재일 뿐만 아니라 내구성을 올리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타사가 주로 철재를 사용하는 것과는 차별화된다. 각도조절난간도 알루미늄합금으로 설계해 수직하중, 수평하중, 전 각도 조절 구간에서 강도 성능을 확보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인도교
이처럼 제품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경영방침이 부품 설계 하나하나에 녹아들어 있다. 특히 국제에스티는 소재뿐만 아니라 안전을 이루는 구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인도교 받침대 역할을 하는 교량 하부 구조부 간격을 1.5m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제에스티는 이를 1m로 보다 촘촘히 설치해 교량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였다. 인도교의 경우도 자체의 재하하중(5kN/m²)과 난간의 재하하중을 모두 반영해 구조 검토와 실물재하시험을 마쳤다. 또 국제에스티의 제품은 바닥판 부분 특허를 받은 복합 빔 데크를 사용해 더 우수한 강성을 지닌 것도 강점이다.

각도조절난간도 알루미늄합금으로 설계해 수직하중, 수평하중, 전 각도 조절 구간에서 강도 성능과 경량성 및 내식성을 확보했으며 국토교통부 도로교 설계기준인 수평하중 3.75kN/m, 수직하중 1kN/m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와 같은 안전철학 덕분에 이 회사가 확보한 지식재산권만 100여 건에 이른다.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준이다.

최근 개발을 마치고 공급을 준비하고 있는 가드레일은 차량 충돌 시 레일이 슬라이딩 되면서 충돌에너지를 흡수해 탑승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업계 최초의 슬라이딩 가드레일로 국내 및 해외 특허 출원과 더불어 우수발명품과 중소벤처기업부 성능 인증을 획득하고 우수조달물품, NEP, 유럽CE 인증을 진행 중이다.

기술력을 토대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차츰 실적을 내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제품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동남아지역으로 확장 폭을 넓혔다.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실천에 옮긴 결과다.

국제에스티는 다양한 지원이 있다면 더 빠르게 해외 시장에서 영토를 넓힐 수 있는 회사로 손꼽힌다. 현재 제조업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꾸준한 연구개발과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국제에스티는 불경기에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중 한 곳이라는 게 관련 업종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 대표 또한 시의적절한 지원이 있다면 더 과감한 도전과 성장을 계획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밝혔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 구직자들에 대한 지원책이 많아져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지원 기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기존 우수한 실적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이 이뤄진다면 국가 차원의 위기 극복에도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배 ㈜국제에스티 대표 인터뷰 ▼
“조달 정책 연속성 중요… 기업 살려야 위기 극복”



국제에스티 이경배 대표는 국내 기업 정책에 대해서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기업인으로 평가된다. 논산기업인협의회 회장일 뿐만 아니라 도로안전시설물 분야 선도 기업을 이끌면서 자신이 가진 사명감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그가 요즘 강조하는 것은 정부 정책 집행의 효율성과 연속성이다.

기본적으로 정책 담당 실무자가 자주 바뀌다 보니 정책의 연속성과 이해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실무자가 익숙해질 만하면 바뀌다 보니 기업들이 조달 등록 전문 용역, 컨설팅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늘어나고 담당 공무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애로점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특허 출원 과정에서도 행정이 미비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종속항, 독립항이 있는데 보통 기업 측에서는 개발 제품을 개별적으로 제출하지만 반려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허청에서는 가능한 제품을 한두 개의 청구항으로 묶어서 특허를 내주려고 하는데 출원자에게 권리 범위를 축소하라고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허 등록 이후에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특허청 간의 협력을 통해 해외 판로 개척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기업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특허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지식재산권(IP), 금융(보증, 대출, 투자)으로 원활히 연계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이 대표는 특허청의 좋은 지원제도들이 많지만 홍보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모르고 있는 기업이 많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이 대표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제품의 경우엔 제품 테스트 비용을 낮춰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이어 “조달우수제품 중 안전성과 품질이 인정된 제품에 한해서는 조달청 등록기간이 끝나더라도 해당 품목의 등록기간과 관계없이 지속적인 구매 가능 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도 고려할 만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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