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는… 인류사회 ‘뉴 노멀’을 준비한다

홍은심 기자

입력 2020-07-22 03:00 수정 2020-07-23 15:1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고려대의료원
내일 ‘넥스트 노멀 콘퍼런스’ 개최
미국 존스홉킨스대 등과 공동주최
세계 석학들 한 자리서 방향 모색


김영훈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코로나19로 사회 곳곳에서 비대면,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강조되고 있다”며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사람중시, 생명존중, 휴먼케어 등 새로운 방식의 인간관계에 대한 대안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무부총장은 “코로나19로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이번 ‘넥스트 노멀 콘퍼런스 2020’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대안들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놀라움과 충격으로 세상에 나타나 어느덧 우리 시대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아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는 “폭풍은 결국 지나갈 테지만 인류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어떤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인가. 여전히 안갯속인 코로나19 이후의 보건의료, 경제성장과 개발, 리더십 등 인류사회의 ‘넥스트 노멀’을 예측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을 모색하는 담론의 장이 열린다.

‘넥스트 노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영훈)은 23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영국 맨체스터대, 독일 베를린자유대와 공동주최로 ‘넥스트 노멀 콘퍼런스 2020’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의과대학 유광사홀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영상을 통해 축하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미래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짐 데이토 하와이대 마노아캠퍼스 명예교수를 비롯해 마틴 매키 런던대 보건대학원 교수,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영미권 석학들과 국내 전문가들이 함께 다가올 ‘넥스트 노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친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코로나19는 보건의료가 핵심인 이슈임에도 ‘포스트 시대’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비의료 분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며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선도적으로 담론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행사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맞서는 보건, 경제에 대한 담론

짐 데이토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은 미래학자 짐 데이토 명예교수가 맡는다. ‘균열된 시간이 주는 교훈: 4가지 미래(Learning from a Cleft in Time: Four Futures)’ 주제로 발표 후 좌장인 김 의무부총장과 대담을 진행한다. 세계미래학회장인 짐 데이토 명예교수와 고려대의료원 수장의 대담은 이번 행사의 백미로 벌써부터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두 사람은 단절과 폐쇄를 요구하는 코로나19 시대에서 ‘함께의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로의 진보, 인간과 AI 간 보완을 통한 공존, 사회적 면역력 증강을 위한 대응방법,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의료 역할과 모습, K-방역을 롤 모델로 한 대한민국의 글로벌 리더십 역할 등을 주제로 폭넓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송진원
신종 감염병에 대한 특별강연도 준비했다. 바이러스학의 대가인 송진원 고려대 교수(의대 미생물학교실)가 ‘한탄바이러스에서부터 미래의 신종바이러스까지: 인류는 바이러스로부터 무엇을 얻을 것인가(From Hantaan virus to next one: What the world can learn from virus)’를 주제로 발표한다. 송 교수의 안내에 따라 한탄바이러스 발견과 예방백신 개발사례를 통해 인류의 바이러스 극복역사를 재조명하고 향후 닥쳐올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전망해보는 시간을 갖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어지는 통합 세션에서는 ‘One World, One Health! COVID-19에 맞서는 발걸음’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보건, 경제, 사회정책, 인권 등 다양한 관점에서 거대한 담론을 나눌 예정이다.

마틴 매키
커틀랜드 로빈슨
세계적인 보건학자 마틴 매키 런던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와 경제에 대한 통합적이고 일관된 대응의 필요성(COVID and the economy we need a comprehensive response that includes both)’을 주제로 발표한다. 커틀랜드 로빈슨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봉쇄와 이동 제한으로 인한 인간의 건강(Human Immobility and Health in a Post-COVID-19 World)’에 대해 논의를 펼친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을 연구하는 이은정 교수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인종주의와 차별(Racism and discrimination in COVID-19 responses)’을 주제로 현재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인 분열과 반목, 증오에 대해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우주
국내 소속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질병관리본부 소속 연구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의 권준욱 원장이 한국의 K-방역이 세계에 전해준 교훈에 대해 전달한다. 메르스에서 코로나19까지 신종감염병의 국가대표 학자로 맹활약 중인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우울함과 두려움을 넘어 넥스트 노멀을 향한 보건의료 영역의 도전과 대응전략(Beyond COVID-19 pandemic:challenges and response strategy for the next normal)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차지호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 박만성 고려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진행한다.

코로나19시대에 강조돼야 할 것은 ‘사람’

김 의무부총장은 “지구촌 전체가 초연결사회인 지금 시대에서는 누구도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 결국에는 함께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 대응으로 지혜를 모으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를 통해 몰랐던 우리 인류의 민낯을 보게 됐고 결국에는 가장 소외되고 관심 받지 못한 집단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현실에 진심으로 마음이 아팠다”며 “개인을 넘어 사회적 면역력 강화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의무부총장은 “보건의료뿐 아니라 사회경제 등 국내외 다방면의 석학들이 담론을 펼치게 되는 만큼 향후 우리에게 의미 있는 울림과 방향을 전해줄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23일 오전 9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콘퍼런스’로 진행되며 고려대의료원 공식 유튜브 계정의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국제 콘퍼런스인 만큼 한·영 동시통역이 제공될 예정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