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해커, 처음엔 아이디 판매 목적”

조종엽 기자

입력 2020-07-20 03:00 수정 2020-07-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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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위터에서 일한다면서… 유명인 해킹전 수차례 계정 거래
러시아나 전문집단 소행 아닌듯”


최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 해킹 사건이 10, 20대 해커들의 소행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번 해킹에 관련된 이들 4명을 메신저로 인터뷰한 결과 “해킹은 러시아 같은 국가나 정교한 해커 그룹의 공격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킹 사건의 주범은 온라인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커크(Kirk)’라는 이름을 쓰는 해커다. 희귀한 SNS 계정을 거래하는 ‘오지유저스닷컴(OGusers.com)’에서 잘 알려진 해커 ‘엘오엘(lol)’과 ‘에버 소 앵크셔스(ever so anxious)’는 14일과 15일 오전 ‘커크’가 메신저로 각각 접근해 왔다고 했다. ‘커크’는 자신이 트위터에서 일한다면서 트위터 계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뒤 훔친 사용자 아이디를 대신 팔아 달라고 제안했단다.

이들은 오지유저스닷컴을 통해 1500달러(약 181만 원) 가치의 비트코인을 받고 아이디 ‘@y’를 팔아넘긴 것을 시작으로 ‘@dark’ ‘@w’ ‘@l’ ‘@50’ 등 여러 아이디를 팔았다. 뒤이어 ‘커크’는 15일 오후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의 계정을 해킹해 “내게 비트코인을 보내면 두 배로 돌려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엘오엘’과 ‘에버 소 앵크셔스’는 그 사실을 알고 자신들은 손을 뗐다고 주장했다.

‘엘오엘’은 자신이 미국 서부에 거주하는 20대라고, ‘에버 소 앵크셔스’는 영국 남부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19세라고 NYT에 밝혔다. NYT는 캘리포니아의 보안 연구원을 통해 이 해커들을 인터뷰했으며 관련자들의 소셜미디어와 가상화폐 계정, 메신저 로그인 기록 등이 이번 해킹 정황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범 해커인 ‘커크’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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