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60만주 잃어버린 이스타항공 손배소
변종국 기자
입력 2020-07-15 03:00 수정 2020-07-15 03:00
2015년 사모펀드에 담보 제공… 이상직 창립자 동창이 팔아넘겨
제주항공과의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이 자사 주식 약 60만 주를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해 이를 되찾기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 창립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인이자 이스타항공의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의 자금 확보에 도움을 준 박모 변호사가 주식을 몰래 빼돌렸지만 이스타홀딩스는 뒤늦게 알게 됐다. 이스타홀딩스로서는 제주항공과의 인수전에 소송전까지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14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사모펀드로부터 이스타항공 주식 77만 주를 담보로 80억 원을 빌렸다. 이 의원의 고교 동창인 박 변호사는 사모펀드와의 중개 역할을 했고 사모펀드가 담보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주식을 보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이 중 40만 주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코디사에, 20만 주는 김재현 씨(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구속)에게 각각 담보로 제공해 총 48억 원을 챙겼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사실을 2017년 10월에야 알게 됐고 박 변호사를 고소했다. 그러나 주식을 담보로 받은 코디사와 김 전 대표는 2017년 12월 법원으로부터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고도 모든 주식을 매각해버렸다. 이스타홀딩스는 2018년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가 주식을 매각해 돌려받을 수 없게 되자 최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 변호사는 2018년 초 해외로 도주해 기소중지 상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주식 490여만 주를 545억 원에 인수하기로 한 계약을 감안하면 60만 주는 약 60억 원에 이른다.
이스타항공 측은 “박 변호사가 몰래 주식을 처분한 횡령 사건으로 이스타항공은 피해자”라는 입장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주식이 사라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말이 되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회사 관계자는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초창기에 투자금 확보 등 역할을 했지만, 이 의원의 경영 판단이 회사의 손해로 이어진 적도 많다”며 책임론을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의 비효율적인 사업 방식도 화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 항공사들은 개별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개인 고객 영업 비중을 높여갔는데 이스타항공은 여행사에 항공권을 파는 B2B(기업 간 거래) 방식을 고집해 항공권 판매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이 자사 주식 약 60만 주를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해 이를 되찾기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 창립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인이자 이스타항공의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의 자금 확보에 도움을 준 박모 변호사가 주식을 몰래 빼돌렸지만 이스타홀딩스는 뒤늦게 알게 됐다. 이스타홀딩스로서는 제주항공과의 인수전에 소송전까지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14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사모펀드로부터 이스타항공 주식 77만 주를 담보로 80억 원을 빌렸다. 이 의원의 고교 동창인 박 변호사는 사모펀드와의 중개 역할을 했고 사모펀드가 담보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주식을 보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이 중 40만 주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코디사에, 20만 주는 김재현 씨(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구속)에게 각각 담보로 제공해 총 48억 원을 챙겼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사실을 2017년 10월에야 알게 됐고 박 변호사를 고소했다. 그러나 주식을 담보로 받은 코디사와 김 전 대표는 2017년 12월 법원으로부터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고도 모든 주식을 매각해버렸다. 이스타홀딩스는 2018년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가 주식을 매각해 돌려받을 수 없게 되자 최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 변호사는 2018년 초 해외로 도주해 기소중지 상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주식 490여만 주를 545억 원에 인수하기로 한 계약을 감안하면 60만 주는 약 60억 원에 이른다.
이스타항공 측은 “박 변호사가 몰래 주식을 처분한 횡령 사건으로 이스타항공은 피해자”라는 입장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주식이 사라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말이 되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회사 관계자는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초창기에 투자금 확보 등 역할을 했지만, 이 의원의 경영 판단이 회사의 손해로 이어진 적도 많다”며 책임론을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의 비효율적인 사업 방식도 화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 항공사들은 개별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개인 고객 영업 비중을 높여갔는데 이스타항공은 여행사에 항공권을 파는 B2B(기업 간 거래) 방식을 고집해 항공권 판매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또 이스타항공은 한국과 태국 방콕, 유럽을 잇는 노선을 특화한 타이이스타젯 항공사에 투자하려다가 자본력이 달려 중도 포기하기도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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