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뚫고 환호 박현경 “절친 또 울려 미안”

김정훈 기자

입력 2020-07-14 03:00:00 수정 2020-07-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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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2R 공동선두 임희정과 연장 대결… 3개홀 승부 못내고 서든데스 결판
두번째 홀 버디로 올해에만 2승
5월에도 챔프조 겨루다 데뷔 첫승


박현경이 13일 부산 기장군 스톤게이트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연장 5번째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연장에서 동갑내기 절친 임희정을 제치고 우승한 박현경은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을 달성하며 상금 선두에 올랐다. KLPGA 제공
스무 살 동갑내기의 우승 대결은 3개 홀 연장 승부로도 결판이 나지 않았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서든데스 2차 연장전. 135m를 남기고 박현경이 날린 세컨드 샷이 굵은 빗줄기를 뚫고 홀 1m도 안 되는 지점에 바짝 붙었다. 경쟁자의 굿 샷에 마음이 흔들렸을까. 115m를 남긴 임희정의 두 번째 샷은 핀을 지나쳐 12m 떨어진 지점에서 멈췄다. 그린을 향하는 두 선수의 엇갈린 표정 속에 이미 챔피언은 결정된 듯했다. 임희정의 버디 퍼팅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빗나간 뒤 박현경은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1시간 30분의 연장 대결이 박현경의 승리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박현경이 13일 부산 기장군 스톤게이트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5월 KLPGA 챔피언십 이후 2개월 만에 자신의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한 박현경은 “이렇게 빨리 2승을 달성하게 돼 얼떨떨하다. 캐디를 해주는 아버지와 사이가 좋을 때 성적이 좋다”며 기뻐했다. 이번 시즌 KLPGA투어에서 처음으로 2승을 달성한 박현경은 우승 상금 2억 원을 받아 4억5075만 원으로 시즌 상금 선두가 됐다.

이날 우천으로 인해 최종 라운드가 취소되며 2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박현경과 임희정은 16, 17, 18번홀에서 3개홀 연장전을 치렀다. 둘 다 세 홀 모두 파를 기록해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서든데스 연장전 첫 홀에서는 두 선수가 버디로 맞선 뒤 두 번째 홀에서 승패가 엇갈렸다.

같은 소속사(갤럭시아SM)인 박현경과 임희정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동갑내기 라이벌이다. 신인 시절이던 지난해에는 임희정이 8월 이후 3승을 거두며 주목받았고, 이번 시즌엔 박현경이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시상식에서 ‘V’ 포즈를 하고 있는 박현경. KLPGA 제공
박현경은 생애 첫 우승을 한 KLPGA 챔피언십에서도 임희정과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다퉜다. 박현경은 “공교롭게도 우승 경쟁을 할 때는 ‘코스 밖 절친’ 희정이가 있었다”며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희정이가 축하한다고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날 박현경이 우승을 확정짓자 임희정은 웃으며 다가와 안아주기도 했다. 이번 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임희정은 또 한 번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박현경은 전날 끝난 KPGA 코리안투어 군산오픈에서 우승한 김주형(18)과도 인연이 있다. 두 선수 모두 이시우 코치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박현경은 “어제 주형이에게 축하를 해줬는데 ‘누나도 잘하니까 우승할 수 있다’고 응원해 줬다”며 웃었다. 그는 또 “앞으로 좋은 샷 감과 퍼트를 유지해서 하반기에 우승을 하나 더 추가하면 좋겠다”며 “앞으로 비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KLPGA 통산 7번째 앨버트로스(한 홀의 기준 타수보다 3개가 적은 타수로 홀인하는 것)를 만들어낸 이정은(24)은 이날 스톤게이트CC 명예회원권과 에어부산 3년 무제한 항공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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