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는 ‘스테이케이션’이 대세…내게 맞는 곳은?

박성진기자

입력 2020-07-13 18:57 수정 2020-07-1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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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휴가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첫 여름휴가 시즌인 ‘7말8초’를 앞두고 쏟아지고 있는 신조어들이 이를 보여준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유통업계도 맞춤형 대응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코로나19 휴가’의 핵심은 ‘언택트(비대면)’다. 올해 대세로 떠오른 휴가 유형인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도 언택트를 기본으로 한다. 멀리 떠나지 않고 한 곳에 머무르는 여행으로 집에만 있는 ‘홈캉스’, 호텔에만 머무는 ‘호캉스’ 등 한적한 공간에서 즐기는 여행이 모두 포함된다.

치과 의사인 이지현 씨(39)도 7월말 홈캉스와 호캉스를 조합한 스케이케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이 씨는 “인파를 피하기 위한 최고의 장소는 집이지만 현실적으로 두 아이와 함께 집에서만 머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휴가 기간을 반반 나눠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2박3일, 집에서 남은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캉스족을 잡기 위한 호텔업계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롯데호텔 월드는 홈 헬스케어 전문 기업 ‘세라젬’과 함께 객실에서 최신형 안마의자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를 출시했다. 신라스테이도 언택트 서비스 강화를 위해 뷔페 조식을 객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셀프 도시락 서비스를 시작했다.

캠핑 열풍도 고스란히 휴가 트렌드에 반영되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대세는 ‘차박’ 캠핑이다. 차에서 숙박을 하며 캠핑하는 것인데, 타인으로부터의 감염 우려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펀드매니저인 박모 씨(31)도 이번 여름휴가를 위해 지난달 중고 캠핑카를 구입하는 등 차박 캠핑을 계획 중이다. 박 씨는 “한 달 가량 유럽 여행을 하기 위해 모아두었던 돈 3000여 만 원을 중고 캠핑카를 사고 꾸미는 데 썼다”며 “주변에선 ‘미친 것 아니냐’는 말도 하지만 언제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구석구석을 도는 동안 숙박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남는 장사다”고 했다.

유통업계도 변화된 휴가 트렌드를 반영한 각종 기획을 쏟아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스테이케이션족을 홈캉스, 언택트, 호캉스 세 가지 유형을 나누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특가에 내놓은 행사를 17~21일 진행한다. 신세계는 백화점 내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백캉스(백화점+바캉스)’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26일까지 전문 식당가와 즉석식품 코너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현대백화점도 늘어나는 집콕족과 캠핑족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휴가와 관련된 호텔 및 유통업계는 코로나19로 변화된 휴가 트렌드가 1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다양한 휴가 유형 맞춤형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객이 줄어들면서 휴가 시즌동안 예년에 비해 관련 업계의 매출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1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휴가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을 고심할 시기”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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