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18세 김주형, 마침내 일냈다

강홍구 기자

입력 2020-07-13 03:00 수정 2020-07-13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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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군산CC오픈 16언더 정상… 최연소-최단기간 우승 기록 바꿔
4R 초반 한승수에 선두 내줬으나 15번홀 버디로 2타 앞서며 승기
지난주 연장전 패배 아쉬움 씻고, 남자골프 새로운 스타 탄생 포효
이동민, 2개 대회 연속 홀인원 진기록


김주형이 KPGA 군산CC오픈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PGA 제공
‘18세 21일.’

‘10대 돌풍’ 김주형(18·CJ대한통운)이 새로 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연소 프로 우승 신기록이다.

김주형은 12일 전북 군산CC(파71)에서 마무리된 KPGA 군산CC오픈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만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2위 김민규(19)를 2타 차로 제치고 한국 남자 골프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김주형은 이날 우승으로 2011년 이상희가 NH농협오픈에서 세운 최연소 프로 우승(19세 6개월 10일) 기록을 갈아 치웠다. 아마추어까지 범위를 넓히면 김대섭이 1998년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세웠던 기록(17세 2개월 20일)에 이어 두 번째 최연소 기록이다. KPGA 입회 후 최단 기간 우승 신기록도 새로 썼다. 올 3월 25일 입회 후 109일(3개월 17일)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7년 김경태가 세웠던 기록(입회 후 4개월 3일)을 13년 만에 갈아 치웠다.

코리안투어 데뷔전이었던 지난주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풀었다. 이날 비가 오락가락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승한 김주형은 “지난주 연장전에서 패한 아쉬움을 떨쳐냈다. 항상 한국에서 우승을 꿈꿔왔는데 드디어 이뤄내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챔피언 퍼트 뒤 함정우 등 투어 선배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맞은 김주형은 제네시스 포인트(1000점), 상금(약 1억5123만 원) 순위, 평균 타수(66.88타)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2002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주형은 6세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골프에 입문했다. 골프 교습을 하는 아버지와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따라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 등을 돌며 골프를 익혔다. 이 때문에 팬들에게 ‘골프 유목민’으로 불린다. 지난해 11월 아시안투어 파나소닉오픈 인디아에서 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사이 2018년 2006위였던 남자 골프 세계랭킹은 지난해 말 157위, 현재 113위까지 올랐다. 김주형은 3월 해외 투어 우승자 자격으로 KPGA 회원이 됐다.

전날 3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며 선두로 치고 나갔던 김주형은 재미교포 한승수(34)에게 한때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9번홀(파5)과 10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따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승부의 분수령은 15번홀(파4)이었다. 2.4m 버디 퍼트를 성공한 것. 반면 한승수는 2m 파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면서 보기를 기록해 순식간에 차이가 2타로 벌어졌다. 김주형은 16번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위기에 처했지만 벌타를 받고도 파 세이브를 하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국에서 우승 꿈 이뤄 행복” 김주형이 12일 전북 군산CC(파71)에서 열린 KPGA 군산CC오픈 최종 4라운드 18번홀(파4)에서 파 퍼트를 성공해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세계랭킹 300위 이내 선수 자격으로 코리안투어에 출전해 왔던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잔여 대회는 물론이고 내년부터 3년간 코리안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KPGA 제공
7일 월요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본선 출전 자격을 얻은 김민규는 이날 코스레코드 타이인 9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단독 2위에 올라 10대 돌풍에 동참했다.

한편 이동민(35)은 17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코리안투어 2개 대회 연속 홀인원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동민은 2일 부산경남오픈 1라운드 12번홀(파3)에서도 홀인원을 기록했다. 2개 대회 연속 홀인원은 코리안투어 사상 처음이다. 이동민은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일 홀인원으로 1000만 원어치 고급 매트리스를 부상으로 받았던 이동민은 이날은 3000만 원짜리 LG전자 시그니처 고급 가전제품 4종 세트(TV, 냉장고, 세탁기, 와인셀러)를 챙겼다.

::김주형은…::
▽생년월일: 2002년 6월21일(18세 21일에 우승)
▽프로 데뷔: 2018년 6월(아시안투어·16세에 데뷔)
▽신체 조건: 키 180cm, 몸무게100kg
▽세계랭킹: 113위(2019년 말 157위,2018년 말 2006위)
▽취미: 음악 듣기, 영화감상
▽존경하는 선수: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임성재
▽주요 성적: 파나소닉오픈우승(아시안투어 역대 최연소 2위), 군산CC오픈 우승(코리안투어 프로 역대 최연소)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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