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반값 명품’ 열풍, MZ세대 넘어 실버세대로…오픈런 없었다

뉴스1

입력 2020-07-10 16:09 수정 2020-07-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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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일산점 명품대전에 방문한 고객들이 매장내 전시장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새벽 6시에 나와서 번호표를 받아 갔어. 평소에 찜해둔 제품이 딱 있길래 바로 결제했지”

10일 오전 10시30분 개장과 함께 시작된 롯데백화점 일산점의 2차 오프라인 명품판매 행사에서 ‘1호 구매자’는 일흔이 넘은 강모 할머니였다. 강모씨가 구입한 제품은 30만원 상당의 에트로 파우치백.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이 상품을 콕 집어 결재를 마친 강모씨는 보일듯 말듯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쿨하게’ 자리를 떠났다.

10시 30분 전국 7개 매장에서 열린 롯데백화점의 2차 오프라인 명품대전에서는 실버세대와 MZ(밀레니얼+Z) 세대, 젊은 맘들과 가족 등 남녀노소를 막론한 각양각색의 시민들이 방문해 남녀노소를 막론한 ‘명품사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주거밀집구역에 위치한 일산점에선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실버세대 고객들이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백화점 ‘단골’ 고객이 주를 이룬 이들은 매장을 홀로 찾아와 번호표를 받고, 쇼핑을 즐긴 뒤 상품을 구입했다. 이들은 가방을 멘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이리저리 비춰보고, 신발도 신어보고, 직원에게도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 등 꼼꼼하게 면세품들을 살펴봤다.

한 60대 고객은 “평소 백화점을 자주 다녔는데, 백화점에서 고객들에게 알림 문자를 보내줘서 행사가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는 몰라서 한 번 가서 보자 싶어 와 봤는데 평소 눈여겨보던 상품들이 예상보다 많이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가족단위 고객들도 눈길을 끌었다. 어머니, 여동생과 같이 행사장을 방문한 한 20대 남성 고객은 알렉산더 맥퀸의 운동화를 신어본 후 가족들과 상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 어머니와 동생은 지방시와 끌로에의 인기 상품들을 둘러봤다.

백화점 관계자는 “일산점은 주변에 원래부터 이 지역에 거주하시던 고령층과 가족 단위 고객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최근 재고 면세품 할인 판매로 일고 있는 ‘명품 열풍’이 세대를 아우르며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매장별 특색에 따라 행사장마다 주 고객층이 확연히 달랐다. 분당에는 4050세대 주부들이 전체 고객의 60%를 차지했고, 3040세대 부부들이 많은 평촌점에서도 ‘맘카페’ 등에서 소문을 전해 들은 젊은 주부들이 많이 찾았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전주점의 경우 이날 오전에만 1000명이 넘는 고객들이 번호표를 받아가 이날 최대 장사진을 이뤘다.

일산점 행사장에는 오후 2시 30분 기준 350명이 매장을 찾았다. 번호표 배부는 오전 8시부터 시작됐지만 1번 번호표를 받은 고객은 오전 5시30분에 이미 백화점에 도착해 있었다.

전시 상품은 Δ생로랑 Δ끌로에 Δ지방시 Δ에트로 Δ발리 Δ마크 제이콥스의 가방·지갑 등이다. 알렉산더 맥퀸의 신발도 판매됐다. 대다수 명품대전 기간 동안 ‘품절’ 행렬이 이어졌던 브랜드들이다.

일산점은 행사 시작 한 시간만인 오전 11시30분 기준 판매액이 3500만원을 돌파했고 세 시간만인 오후 2시30분께는 7000만원을 넘어섰다. 특히 한정수량으로 준비됐던 ‘모노그램 컬리지’ 백 등 11개 생로랑·지방시 등의 가방이 가장 불티나게 팔렸다.

또 하나 눈에 띈 점은 1차 행사 당시보다 차분한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는 1차 행사 당시 ‘오픈런’을 경험했던 롯데의 사전준비 덕분이다.

백화점 측은 고객들이 오는 순서대로 번호표를 받은 뒤 현장에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이 아니라, 번호별 입장시간을 나눠 해당 시간대에 다시 매장을 방문하도록 안내했다. 일산점의 경우 순번을 20번 단위로 끊어, 20명씩 20분 동안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배정했다.

행사가 열린 지하 2층 샤롯데 광장 출입문에 열화상 감지를 2대를 배치하고, 전시장까지 입장 전 발열체크를 2번 더 실시했다. 건강관리실 책임자도 상주하도록 했다. 마스크 미착용 고객에게는 마스크를 무료 나눠주고 오프라인 매장 특성상 혹시나 모를 물품 접촉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1회용 위생장갑도 배치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고객 몰림으로 인한 혼란과 코로나19 예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룹과 각 백화점 차원에서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며 “이번에 준비한 상품들은 특히나 고객들의 관심이 높은 품목이 많아 좋은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당 1일 평균 2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10일부터 12일까지, 대한민국 동행 세일 마지막 주말에 맞춰 오프라인 재고 면세품 판매 2차 행사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미아점과 평촌·분당·일산·전주·동래점,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 등 7개 지점에서 판매된다. 6개 브랜드를 추가해 총 13개 브랜드 상품을 준비했다. 인기가 많은 핸드백과 구두 등 잡화가 중심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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