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차량 공유 서비스, 美도시 통근열차 이용률 3% 높여

동아일보

입력 2020-07-08 03:00 수정 2020-07-08 05:5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美연구팀 ‘대중교통 영향’ 분석
버스 이용률은 1.3% 감소… 통근버스-지하철엔 영향 없어


미국 전역에서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의 이용이 확산되면서 도시 내 대중교통 이용 행태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상호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던 대중교통과 차량 공유 서비스가 협업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오클랜드, 탬파 같은 도시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확산됨에 따라 우버와 파트너십을 맺고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지하철, 기차역부터 집, 회사까지 이동하는 라스트마일 구간에서 우버를 이용하면 할인을 제공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라스트마일이란 버스 또는 지하철을 타고 내린 지점부터 목적지까지의 거리로, 대중교통을 타거나 걸어가기 애매한 구간을 의미한다.

이 같은 대중교통과 차량 공유의 협력은 대중교통의 종류, 도시의 특성 같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다. 예컨대 치안이 불안정한 도시의 경우 사람들은 걷거나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기보다 차량 공유 서비스의 이용을 더 선호할 것이다. 또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많은 도시의 경우에도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미네소타대 카슨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버스 및 통근열차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도시별로 환경적 요인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2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우버 차량 공유 서비스가 진출하기 전후 대중교통의 이용도(연방교통국 제공)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월 단위 패널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중차분모형(difference-in-differences)을 적용했다. 그 결과 차량 공유 서비스는 버스 이용률을 1.3% 감소시킨 반면 통근열차 이용률은 약 3% 증가시켰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통근버스, 경전철, 지하철의 이용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차량 공유 서비스가 버스 이용률을 감소시킨 도시는 주로 노동인구가 많거나 범죄율이 높거나, 폭설과 폭염 횟수가 잦은 도시들로 나타났다. 반면에 유가가 비싸거나, 평균 이동 거리가 길거나, 대중교통의 질이 높은 도시의 경우 차량 공유 서비스의 이용이 오히려 버스 이용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차량공유 서비스의 도입이 무조건 대중교통 이용률을 낮추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대중교통 이용률을 증가시켰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 운영 기업이나 대중교통 관련 정책 입안 담당자는 대중교통 이용자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 대중교통의 통행 우선권 부여, 장거리 이동 승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 통행량 및 날씨에 따른 유동적 배차를 통해 대중교통과 차량 공유 서비스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중교통과 차량 공유 서비스의 비즈니스 협력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만하다. 일부 도시와 대중교통 운영 회사들이 대중교통 이용 고객에게 제공하는 차량 공유 서비스 할인, 대중교통과 차량 공유 서비스가 연계되는 교통패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동원 홍콩과학기술대 경영대학 정보시스템(ISOM) 교수 dongwon@ust.hk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