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여름 밤… 규칙적인 취침-기상으로 ‘불면증’ 극복

홍은심 기자

입력 2020-07-08 03:00 수정 2020-07-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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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등 생활패턴 바뀌면서 극심한 피로-불면증 호소하기도
심한 경우 기억력 저하, 성욕감퇴
술-야식 안 하고 커피는 한 잔만, 생활습관 고쳐 수면장애 근본 치료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불면증을 겪고 있다면 우선 세 가지를 꼭 기억하고 실천해보라고 권유한다. △커피는 오전 10시 이전에 딱 한잔만 △잠들기 2시간 전에는 휴대전화 사용 자제 △금주 등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코로나 불면증(Coronasomnia)’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해외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면증 검색량이 2배가량 늘었다. 국내도 재택근무 등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들쑥날쑥해졌다. 식습관도 덩달아 바뀌어 평소 수면장애가 없던 사람들도 불면증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더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지난해보다 0.5∼1도 높고 폭염 일수는 20∼25일로 평년(9.8일)의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30도가 훌쩍 넘는 폭염과 밤엔 실내온도가 25도를 넘어서면서 열대야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와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수면장애는 야간 증상과 주간 증상이 있다. 밤에 나타나는 수면장애 증상 중 가장 많은 것은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이다. 그 밖에 ‘자주 깬다’ ‘자도 잔 것 같지가 않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또 자다가 숨을 쉬지 못하거나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도 있다.

잠을 자면서 꿈에서 본 행동을 하거나 잠꼬대도 수면장애의 증상이다. 특히 수면 중에 하는 이상 행동은 ‘램 수면 행동장애’로 자면서 팔다리를 휘두르거나 침대에서 떨어지고 심지어 잠결에 뛰쳐나가기도 한다. 대개 55세 이상의 남녀에서 나타나고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 더 많다. 이런 이상행동의 원인은 ‘뇌의 퇴행’ 때문이다.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에 이를 심하게 가는 사람도 있다. ‘이갈이’는 전 연령에서 나타나는데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갈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지만 이 때문에 잠에서 자주 깨거나 이가 망가질 위험이 있다면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 게 좋다.

낮에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피곤함과 무기력증이 있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거나 졸리고 기분이 오락가락하기도 한다. 우울하거나 불안을 느낀다. 성욕감퇴도 수면장애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주 교수는 “수면장애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되면 우선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0대 수면호흡장애 많아… 가장 큰 원인은 술
수면장애 진단에서 가장 주요하게 보는 것은 ‘생활습관’이다.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는지, 밥·간식·야식 등은 언제 먹는지 등 생활패턴을 본다. 복용하는 약이나 자주 먹는 음식도 수면장애 진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수면환경도 살펴봐야 한다. 자기 전에 디지털기기의 밝은 빛에 노출돼 있는지 확인한다. 이런 문진들이 끝나면 ‘수면다윈검사’로 수면장애를 진단한다.

40대가 되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가장 먼저 ‘수면호흡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수면호흡장애를 겪는 환자는 40대에 40%, 50대 50%, 60대 60% 정도로 많다. 하지만 장애를 인지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4분의 1도 못 미친다. 수면호흡장애는 한동안 숨을 완전히 쉬지 못하는 ‘무호흡증’과 자면서 조금씩 작은 숨을 쉬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남성의 수면호흡장애는 여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성별, 호르몬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술 습관’ 때문이다. 남성은 30대 중반부터 수면호흡장애가 시작되는데 특별한 증상이 없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40대 후반이나 50대가 되면서 몸에 적신호가 생긴다. 반면 여자는 폐경 이후 2∼3년 후에 발생하고 대개 불면증으로 나타난다. 수면호흡장애는 자는 동안에도 뇌를 계속 깨워 불면증을 유발하고 피곤함을 느끼게 한다.

규칙적인 기상-취침시간이 중요
수면장애의 근본적인 치료는 ‘생활습관의 교정’이다. 규칙적인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술을 즐긴다면 금주를 해야 한다. 주 교수는 “수면장애가 있다면 술은 조금씩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당장 끊어야 하는 것”이라며 “술을 마셔야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뇌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뇌가 온전하게 잘 연결되고 유지돼야 잠도 잘 자고 잘 일어날 수 있다”며 “술을 마시면 특히 호흡과 관련된 중추가 가장 먼저 손상돼 수면호흡장애도 빠르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면호흡장애는 자면서 호흡기관이 막혀 독립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 증상으로 양압기를 사용해 치료한다.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코골이를 수술로 해결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코골이 수술은 20∼30대의 편도가 크고 코가 휜 마른 체형의 한정된 사람에서만 효과가 있다.

주 교수는 불면증을 겪고 있다면 △커피는 오전 10시 이전에 딱 한 잔만 마시기△잠들기 2시간 전에는 휴대전화 사용 자제하기 △불면증 원인이 되는 술과 야식은 하지 않기 등 세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해보라고 권유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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