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P 차이에도… 수익률 쫓아 ‘머니무브’

김자현 기자

입력 2020-07-06 03:00 수정 2020-07-06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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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머니, 개인 삶에도 영향… ‘따상’ SK바이오팜, 공모주 신드롬
전환사채-BW시장에도 뭉칫돈… 우선주 급등 등 투기성 투자 우려도


강원 원주시에 사는 A 씨(74)는 5월 증권사 지점 직원의 권유로 한 펀드에 전 재산을 넣었다가 한 달 만에 모두 잃게 될 처지가 됐다. 그가 가입한 펀드가 최근 사기행각이 드러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였던 것. A 씨는 “몇 푼 더 벌려다 가정이 날아가게 생겼다”고 했다.

‘헬리콥터 머니’는 개인들의 삶도 바꾸고 있다. 통화량 증가로 돈 가치는 떨어지고 자산 가격은 상승하자 단 1%포인트 수익률 차이에도 앞다퉈 현금을 집어넣고 있다. 목표 수익률이 연 3%에 불과했던 옵티머스 펀드가 5500억 원어치나 팔릴 수 있었던 이유다.

최근 상장돼 이른바 따상(시초가 더블+상한가)을 친 SK바이오팜은 직장인들 사이에 ‘바이오·공모주 신드롬’을 몰고 왔다. 온라인 주식대화방은 물론이고 사적인 자리에서도 SK바이오팜이 단연 화제였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엔 역대 최대인 31조 원이 몰렸다.

수익구조가 어려워 소액 투자자들이 잘 찾지 않던 전환사채(CB), 신주인주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시장으로도 개미들 돈이 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중순 현대로템이 진행한 1655억 원 규모 CB 공모 청약에도 증거금 7조8986억 원이 들어왔다. 현대로템은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실적이 악화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주식 전환을 통한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한진칼의 BW 역시 6월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3000억 원 규모 공모 청약에 7조3341억 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렸다.

시중 자금이 투기성 강한 투자처로 몰리는 위험 신호도 감지된다. 유통주식이 많지 않은 우선주들이 폭등하고,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열풍에 개미들이 휩쓸렸다. 지난달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며 13.7배 폭등한 삼성중공업 우선주 주가는 현재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다. 당시 별다른 이슈 없이 동반 상승했던 일양약품과 남양유업 우선주도 크게 흔들리면서 손해를 봤다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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