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3차 추경 단독 처리…‘역대 최대’ 35조1000억 국회 통과

김지현기자 , 최혜령기자

입력 2020-07-03 23:08 수정 2020-07-0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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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재적 300인, 재석 187인, 찬성 179인, 반대 1인, 기권 7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3차 추경안을 처리하는 이번 본회의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2020.7.3/뉴스1 © News1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 규모로 국회에 제출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2042억 원 삭감돼 3일 열린 본회의를 통과했다. 미래통합당은 본회의 참석을 거부한 채 “단기 부실 일자리 예산을 더불어민주당 ‘입맛’대로 증액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9일부터 5일 동안 단독으로 심사를 마친 민주당은 추경 전체 규모를 늘리지 않고 감액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감액에 집중했기 때문에 역대 어떤 추경보다 감액 규모가 크다”고 했다. “여당 단독으로 단 닷새 만에 졸속 심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감액’에 초점을 맞춘 것.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심사 과정에서 1조5110억 원을 감액하고 1조3067억 원을 증액했다. 주요 삭감 사업은 3015억 원 수준의 희망근로사업 1개월 치와 대기업에만 혜택이 간다고 지적받은 가전제품 고효율화 관련 사업 예산 1500억 원 등이다. 증액된 사업은 고용유지지원금 5168억 원을 비롯해 민주당에서 추진해 온 역세권 청년 전세 임대융자(1900억 원) 및 디지털 일자리 지원(934억 원) 등 이른바 ‘청년 패키지’ 사업이다. 민주당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막판 불참으로 노사정 대타협 무산에도 고용유지 합의정신은 지켜져야 한다는 취지로 고용유지지원금을 크게 증액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학 간접 지원 예산은 1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교육의 질 제고 명목으로 자체적으로 대학 등록금 반환에 나서는 대학에 긴급 재정을 지원하기로 한 것.

민주당은 일부 의원들이 코로나19와는 관계없는 3500억 원 가량의 지역구 민원 예산을 끼워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 “지역 민원은 철저히 심사에서 배제했다”고 해명했다. 정성호 예결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당 단독으로 진행했기에 지역구 예산은 의견만 듣는 것으로 끝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하수처리장 확충(40억 원) 및 도심형 친환경 전기 출착기 보급 지원(10억 원) 등 코로나19와 거리가 있는 일부 예산도 포함됐다. 내년 본예산에 반영하려던 그린뉴딜 관련 사업인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284억 원도 추경으로 들어갔다.

통합당은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고 목적도 불분명한 사업들로 가득하다”며 “추경안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집권 여당이 스스로 국회를 ‘통과부’로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특히 “민주당이 최대 감액 심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생색내지만 순감액은 전체 액수의 1%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 갑질 민주주의 붕괴’라고 적힌 규탄 리본을 달고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통합당 내 경제관료 출신인 류성걸 송언석 추경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까지 추진해야 하는 장기 사업인 ‘그린 뉴딜 사업’을 추경 사업에 포함시키는 등 시급성, 연내 집행 가능성 등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추경안 찬반투표에 기권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 5명의 예산소위 위원들이 단독 심의해서 내용도 알 수 없다”며 “민주당은 민주당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찬성도 반대도 할 수 없는 추경을 통과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오영환 민주당 의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시민과 악수한 뒤 이날 30여 명의 의원을 접촉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본회의도 오후 10시로 연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낙연 의원 등 오 의원과 접촉한 의원들은 자택과 의원회관 등에서 자가격리하며 오 의원의 검사 결과를 기다렸고, 오 의원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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