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석유시대 이끌 원동력은 우주”…UAE, 15일 화성에 탐사선 보낸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0-07-02 21:10 수정 2020-07-0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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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 제공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2014년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금융, 국제관계 등을 전공하던 학생들이 과학기술과 공학, 수학 분야로 전공을 바꿨습니다. 언젠가 끝날 석유 시대 이후를 대비한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청년들에게 꿈과 영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중동의 산유국 UAE가 이달 15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지난 6년간 개발한 화성 탐사선 ‘아말’을 일본 우주발사체 H2A에 실어 우주로 쏘아 올린다. 먼저 달에 탐사선을 보내지 않고 곧장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나라는 UAE가 처음이다.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곳은 미국과 구소련, 유럽연합 정도다. 한국은 화성탐사 계획은 아직 없고 첫 달 궤도선을 2022년 8월 발사할 예정이다.

옴란 샤라프 아말 프로젝트 디렉터(36)는 이달 1일 동아일보를 비롯한 국내 일부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주기술은 화성 탐사에 그치지 않고 지식 기반 경제로 전환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UAE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에서 아말 탐사선 개발, 발사 및 운용 전반을 총괄하며 에미리트 화성 탐사 프로젝트(EMM) 전체 디렉터도 맡고 있다. 2005년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2013년 KAIST에서 과학기술정책 석사 학위를 받은 지한파 엔지니어기도 하다.

샤라프 디렉터는 “이달 쏘아 올리는 아말 탐사선은 UAE 건국 50주년이 되는 2021년 2월 화성에 도착한다”며 “50년밖에 되지 않는 젊은 국가가 화성 탐사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UAE는 우주 개발을 미래 기회를 창출할 기회로 보고 있다. UAE 정부가 EMM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크고 작은 변화가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극한 과학기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주로 금융 전공을 선호하던 대학생들도 공학과 수학, 물리학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실제 UAE에서는 해마다 대학생이 2%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과학·공학·수학 전공 대학생은 연간 12%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학생은 2014년 이후 연평균 15% 증가했다. EMM 프로젝트의 여성 참여 비율은 34%에 이른다. 전통적인 남성 중심인 중동 국가에서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샤라프 디렉터는 “국토 대부분이 사막으로 이뤄진 UAE는 물이나 식료품이 부족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의 힘을 빌어야 한다”며 “과학기술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우주 개발을 통해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UAE는 미국이나 유럽 등 전통적인 우주강국들과 차별화한 화성 탐사를 추진하고 있다. 아말 탐사선은 세계 최초로 화성 날씨를 관측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전 세계에 공유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과학적으로 독창적인 임무를 수행해 인류의 우주개발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샤라프 디렉터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부터 국제 우주과학에 대한 기여, 임무의 독창성, 과학·공학 역량의 확대, 획득한 지식의 공유를 고려했다”며 “인류 최초로 화성 대기 역학을 분석하고 상세한 화성 일기도를 제작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샤라프 디렉터는 “아랍 지역은 인류 문명이 태동한 곳으로 지식 기반 경제 혁신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극한 환경의 우주 기술을 촉매로 삼아 물 부족, 기후 변화 등 국가적 차원의 과학적 도전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라프 디렉터는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해 발사나 임무 수행에 실패하더라도 탐사선 개발과 발사까지 전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웠는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살펴본다면 성공하지 못해도 실패를 받아들이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인 우주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과도 전략적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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