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격랑, ‘소부장’으로 뚫어야[기고/성윤모]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입력 2020-06-29 03:00:00 수정 2020-06-29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북미 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탐험가로 콜럼버스를 떠올리지만 진짜 주인공은 500년 앞서 북미 대륙에 발을 디딘 레이프 에릭손이라는 스칸디나비아 바이킹이다. 스칸디나비아는 척박한 땅과 기후, 특히 거친 바람으로 유명하다. 힘든 자연환경이 작은 배 한 척으로 북미까지 갈 수 있는 바이킹의 뛰어난 조선술과 항해술을 탄생시켰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북풍이 바이킹을 만들었다’는 북유럽 속담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둘러싸인 우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의 글로벌 환경은 스칸디나비아의 기후만큼이나 녹록지 않다. 코로나19는 경제, 문화, 산업 등 전반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각국과 기업은 글로벌 생산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고, 자국으로의 공장 복귀, 글로벌 핵심 기업 유치 등 생산거점 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국의 정책 경쟁도 치열하다.

미증유의 글로벌 가치사슬 지각변동 속에서 우리 산업이 나아갈 방향은 어디일까? 결국은 첨단산업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경쟁력 있는 소부장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정부는 강한 제조업과 소부장 산업, 흔들리지 않는 산업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여 마련한 ‘8·5 소부장 경쟁력 강화대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는 한편 첨단산업의 글로벌 중심 국가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다. 기업이 그려 나갈 미래 글로벌 가치사슬에 정부가 든든한 지원자로서 함께하고자 한다.

먼저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해외 소재 국내외 기업을 적극 유치할 것이다.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느낄 수 있도록 보조금, 입지·규제 특례, 세제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개발(R&D), 설계·디자인 등 해외 핵심 지식과 기술의 국내 유입을 촉진하고, 외국 첨단기업과의 공동 R&D 확대 등을 통해 첨단기술의 브레인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또한 기존 100대 핵심전략 품목을 글로벌 차원에서 338개 품목으로 확장하고, 미래 첨단 소부장을 선도할 차세대 전략기술 개발에도 중점을 둘 것이다. 아울러 세계 가치사슬에서 핵심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리딩 기업을 100개 육성하고, 공급망 디지털화를 통해 산업지능화 수준과 공급망 충격 대처 능력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을 통해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작년 일본 수출규제에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합심해서 슬기롭게 대응한 덕분에 공급망 차질은 없었고, 자체 기술 확보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거친 바람이 만든 바이킹처럼, 글로벌 가치사슬에 불어닥친 매서운 바람도 우리 기업들이 연대하고 협력하여 도전의 계기로 바꾸고, ‘강한 소부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