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우리 집 근처에 이런 곳이…”, 도심 여름휴양지 서울 동네 뒷산

김재범 기자

입력 2020-06-23 13:15 수정 2020-06-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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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배봉산 둘레길의 데크로 이루어진 무장애길.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 서울관광재단 추천 도심 트레킹 명소 4선

야간산책, 맨발 황톳길 매력, 배봉산
데크와 흙길의 자연스런 조화, 안산
이색적인 산 속 북카페 있는 개운산
66m 야트막한 산과 마을구경, 성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원거리 나들이 대신 인근 산을 찾아 트레킹이나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에는 찾아가기 쉽고 오르기도 편한 산들이 곳곳에 있다. 저마다 지역 특색과 독특한 볼거리를 지녀 여유롭게 나만의 힐링타임을 가지기 좋은 공간이다. 마침 서울관광재단(대표 이재성)이 서울 가볼만한 동산 4곳을 추천했다.

● 남녀노소 편하게 즐기는 둘레길, 배봉산(동대문구)

110m의 배봉산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4.5km의 둘레길을 따라 숲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배봉산숲속도서관에서 출발해 서울시립대, 삼육서울병원, 휘경여자고등학교 뒤로 놓인 순환길을 걸어 다시 배봉산숲속도서관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무장애 숲길로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데크길이다. 천천히 돌아도 1시간30분이면 충분한데, 소나무, 팥배나무, 아까시나무 군락 등을 만날 수 있다.

LED 가로등이 있어 야간 산책도 가능하다. 둘레길에서 등산로로 들어서면 중턱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도 있다. 등산로를 따라가면 정상 해맞이 광장이 나온다. 높지않은 산이지만, 동남쪽으로 용마산과 아차산, 남한산이 이어지며 남서쪽으로는 인왕산과 남산 일대가 보인다. 인근 히어리 광장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인 히어리를 볼 수 있다.

1호선 청량리역 4번 출구로 나와 버스환승센터 정류장에서 2230번 버스 또는 2311 버스를 타고 전동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려 배봉산 숲속도서관에서 출발하는 것이 무난하다.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의 메타 세쿼이아숲길.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 울창한 숲길에서 피서를, 안산(서대문구)

안산은 서대문구에 있는 높이 296m의 산으로 조선 시대에는 무악산이라고 불렸다. 안산 자락길은 산허리를 한 바퀴 도는 길로 총 8km다. 데크와 흙길로 이루어진 난이도가 낮은 평탄한 코스다. 진입로가 여러곳이라 접근성도 좋다. 서대문구청 방면, 연세대학교 방면, 봉원사 방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면 등에서 들어설 수 있다. 안산 자락길이 자랑하는 가장 멋진 구간은 서대문구청 방면의 잣나무와 메타세쿼이아 숲 구간이다. 숲이 무척 울창해 더위를 피하기도 좋다.

잣나무숲에서 자락길을 벗어나 무악정으로 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온다. 높이에 비해 정상 부근은 제법 가파르다. 무악정을 지나 나무 계단이 놓인 곳을 따라 봉수대로 가는 것이 가장 수월한 편이다.

인근 영천시장은 TV 프로그램에 등장한 다양한 먹거리로 명성이 높다. 생활의 달인에 나왔던 꽈배기,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던 떡볶이,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던 냉면 등이 유명하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로 나와 이진아기념도서관 방향으로 산책길을 7~8분 걸어가면 안산 자락길로 진입한다. 메타세쿼이아 숲까지 갔다가 무악정을 거쳐 봉수대가 있는 정상을 등산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메타세쿼이아로 바로 가고 싶으면 서대문구청 쪽에서 진입하는 것이 빠르다.

성북구 개운산 산마루에 조성한 북까페. 숲속 바람을 느끼며 쉬거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평상 데이체어를 만들어놨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 산마루에서 책 읽으며 힐링을, 개운산(성북구)

산을 한 바퀴 도는 코스는 3.4km 길이로 명상의 길, 연인의 길, 산마루 길, 사색의 길, 건강의 길이 이어진다. 숲 사이로 자연스레 난 길을 따라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다만 다른 산과 달리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없어 시원한 조망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개운산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산마루 북카페이다. 산림욕을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야외 공간이다. 책장에 다양한 책이 놓여 있어 빈손으로 가도 누구나 꺼내 볼 수 있다.

인근 경동시장 광성상가 4번 게이트 3층에는 청년몰인 ‘서울 훼미리’가 있다. 젊은 세대의 감각이 입혀진 식당과 디저트, 가게와 공방 등이 입점해 있다. 산에 오르기 전 이곳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거나 샌드위치 등을 포장해 가면 좋다.

지하철 6호선 안암역 3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20번을 타고 성북구의회 정류장에서 내려 성북구의회 쪽으로 진입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제기동 경동시장을 들리는 경우에는 121번, 130번 버스 등을 타고 고려대역으로 이동해 마을버스로 환승하는 것이 좋다.

마포구 성산 산책로.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 정감가는 공동체마을 구경이 매력, 성산(성미산·마포구)

마포구 성산동 성산은 높이가 66m에 불과하다. 산이라기 보다 조금 높은 언덕에 더 가깝다. 산이 성처럼 둘러싸여 있어 성산으로 불리는데, 이를 순우리말로 성메 또는 성미라고 말하여 성미산이라고도 불린다. 원래는 성산1동과 성산2동까지 연결된 산이었으나 일제 강점기 때 홍제천 공사를 하면서 잘려 지금의 성산이 됐다. 잘린 성산2동의 산은 새터산이 되었다. 100m도 되지 않는 낮은 산이지만 제법 호젓한 숲이 있어 산책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전망대에서는 내부순환로와 성산동 일대, 그리고 그 뒤로 북한산의 능선이 보인다.

천천히 둘러봐도 30분이면 충분한데, 성미산 자락 아래의 성미산 마을을 함께 둘러보는 것이 재미있다. 1994년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공동육아를 하기 위해 만든 ‘성미산 마을공동체’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교육, 주거, 문화까지 공동생활을 하는 마을로 발전을 하였다.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부터 유기농 반찬가게,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카페, 다양한 인문학 활동이 열리는 마을 극장이 있다.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책방 ‘개똥이네 책 놀이터’는 친숙한 느낌의 공간이 멋지다.

코스가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면 근처 와우산까지 가는 것도 괜찮다. 성산과 비슷하게 주로 주민들이 근린공원으로 산책하는 작은 산으로, 광흥창역 방향으로 내려오면 공민왕을 모신 사당을 만날 수 있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서울성서초등학교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은 뒤 월드컵북로 15안길에서 성산 산책로로 진입하면 된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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