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음료 마셨더니 안압이 쑥↑… 녹내장 환자는 커피 줄여야

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06-24 03:00 수정 2020-06-24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안압 낮추면 진행 속도 느려져… 커피 하루 2잔 이하로 제한
유산소 운동 습관 들이고 약물 점안은 취침 전에 하길


흔히 마시는 카페인 성분의 음료수는 안압(안구혈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또 평소 안압이 높거나 녹내장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생활관리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카페인 음료수를 마시고 난 뒤 안압이 어느 정도 변하는지 메디컬체험을 해봤다. 녹내장 전문의 정종진 김안과병원 안과 교수도 참여했다.


카페인성분 일반인도 안압 상승
카페인 음료수를 마시고 1시간 반이 지난 뒤 정종진 김안과병원 안과 교수가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안압을 측정하고 있다. 정 교수와 본보 기자는 카페인 음료수가 어느 정도 안압을 높이는지 알아보는 체험을 했다. 김안과병원 제공
기자와 정 교수는 각각 다른 양의 카페인 음료를 섭취한뒤 1시간 30분 후 안압을 측정했다. 평소 안압은 각각 18.9mmHg(본보 기자), 17.1mmHg(정 교수)로 정상 범위(10∼21mmHg)였다. 1시간 반 뒤 측정한 건 카페인 음료수가 인체에 흡수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한 것이다.

기자는 카페인 성분이 80mg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류 250mL를 마셨다. 정 교수는 카페인 함량이 4배 정도 높은 카페인 성분 236mg의 커피 우유(500mL)를 선택했다. 1시간 30분 뒤 안압 측정 결과, 카페인을 비교적 많이 섭취한 정 교수의 안압이 4.8mmHg 상승한 21.9mmHg가 나왔다. 정상 범위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 기자는 15.7mmHg으로 여전히 정상 범위였다.

정 교수는 “정상인도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안압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평소 안압이 높거나 녹내장 환자라면 카페인 성분표를 확인하는 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인 하루 카페인 권장 섭취량은 400mg 정도. 녹내장 환자는 하루에 커피 1, 2잔은 괜찮지만 가능하다면 디카페인으로 마시는 게 좋다. 평소 안압이 높거나 녹내장 환자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수 대신 캐모마일차 등을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음주·흡연 안압 상승 일으켜
유산소 운동은 안압을 다소 낮춰줄 수 있기에 꾸준히 하는 게 좋다. 다만, 수영의 경우 너무 꽉 조이는 수경을 착용하면 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알맞은 수경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물구나무서기나 요가 등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은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관악기 연주도 복압을 상승시켜 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취미로 잠깐씩 관악기를 연주하는 건 괜찮지만 장시간 연주를 해야 한다면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엎드려 자는 자세도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소량의 음주는 안압을 약간 낮출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1, 2잔 정도의 소량일 때 얘기다. 만약 과음하면 안압을 올릴 수 있다. 흡연은 단 한 개비라도 안압을 일시 상승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시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녹내장 환자 챙겨야 할 약물 요법
녹내장 치료의 기본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정 교수는 “안압이 낮아지면 시신경의 손상을 늦출 수 있다”며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1mmHg 낮출수록 녹내장 진행 위험은 10% 감소한다”고 말했다. 특히 약물 점안은 녹내장 치료의 기본이기에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안약 점안은 규칙적이고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하루에 한 번 점안하는 안약은 24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따라서 일정한 시간에 점안하기 위해 취침 전 점안하는 게 좋다. 만약 취침시간이 불규칙하면 시간을 정해놓고 점안한다. 하루에 두 번 점안하는 안약은 12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따라서 아침과 점심에 각 한 번씩 점안하는 것보다 시간에 맞춰 간격을 두고 점안할 필요가 있다.

약물을 점안할 땐 눈 밑이나 주변 피부에 묻지 않도록 결막낭에 딱 한 방울만 넣는 게 좋다. 일부 환자들은 약을 많이 넣으면 안압이 빨리 떨어져 녹내장에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안약은 한 방울을 점안할 때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제조됐기 때문에 한 방울만 점안해야 한다. 만약 눈두덩이 들어가거나 가려움, 충혈 등 안약 부작용이 의심되면 내원해 약을 처방한 전문의와 상담한 뒤 약물을 교체해야 한다. 환자 임의로 안약 사용을 중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또 기존에 앓고 있는 질환이 있다면 병력을 전문의에게 알려야 자신에게 적합한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다.

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