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장원기 전 사장, 결국 중국행 철회
임현석기자
입력 2020-06-16 20:09 수정 2020-06-17 09:56
중국 반도체기업에 합류키로 해 논란을 낳은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65)이 중국행을 철회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생산업체 에스윈 측에 부회장으로 영입된 장 전 사장은 최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장 전 사장은 최근 에스윈으로 이직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었다.
특히 삼성전자 사장까지 한 인사가 중국 업체로 이직하는 것은 기술 유출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업체 영입 사실이 알려진 뒤로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삼성에도 피해를 입혔다는 눈총이 가해지자 장 전 사장이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에스윈은 2016년 설립된 신생 업체지만 과감한 투자를 통해 한국 산업계엔 위협으로 여겨지는 기업 중 한 곳이다. 디스플레이 구동칩과 반도체 웨이퍼 생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초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의 왕 총경리가 합류하면서 위상을 높였다. 장 전 사장도 올해 2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창업주인 왕둥성 회장 제안으로 이 회사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사장 측은 중국 기업에서 상근직이 아니라 자문역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기술 유출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장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로 입사해 LCD사업부 전무, 중국본사 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중국 전략협력실장 등을 거쳐 2017년 퇴임한 ‘36년 삼성맨’이다. 삼성전자의 최고위직 중 한 명으로 중국통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까지도 삼성전자 퇴임 임원으로 사무실을 지원받는 등 예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사장은 최근 주변에 “40년 몸담은 삼성과 삼성 후배에게 누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석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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