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TNT타임]스타 탄생 알린 한국여자오픈 불참이 아쉬운 박성현과 전인지

김종석 기자

입력 2020-06-13 22:10 수정 2020-06-1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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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첫 승 내셔널 타이틀로 장식
모처럼 동반 출전 기대감 컸으나 무산


KLPGA투어에서 뛸 때 나란히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박성현(오른쪽)과 전인지. KLPGA투어 제공

박성현(27)과 전인지(26)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 투어를 평정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성공 시대를 열었다. 인기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팬클럽 회원수만 봐도 전인지는 어느새 1만 명을 돌파했고, 박성현은 9000명을 웃돈다. 두 선수의 이례적인 팬덤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다.

특히 두 선수는 모두 국내 최고 권위의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한국여자오픈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승을 신고하며 대형 스타 탄생을 알렸다.

코로나19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올스톱되면서 박성현과 전인지 모두 국내에 머물고 있는 상태. 많은 골프팬들은 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에 박성현과 전인지의 동반 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개인적으로 각별한 인연도 있었기에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둘 다 출전 선수 명단에서 이름을 찾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커 보인다. 회사원 A 씨는 “두 선수가 언제 나올지 목이 빠져라 기다리느라 디스크에 걸릴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전인지. 동아일보 DB


세계 랭킹 55위 전인지는 현재 KLPGA투어 출전권이 없는 상태. KLPGA투어 대회에는 초청 선수로만 나설 수 있지만 한국여자오픈은 역대 우승자 자격에 따라 10년 출전권을 갖고 있어 자력으로 얼마든지 참가할 수 있었다. 전인지 측근에 따르면 “코로나19 때문에 클럽엔 손을 안 대고 체력훈련만 하면서 정신적 재충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달 KLPGA챔피언십에 출전해 경기 감각 회복에 애를 먹은 박성현. KLPGA 제공


지난달 KLPGA챔피언십에 출전했다가 2라운드 합계 6오버파로 컷 탈락한 박성현은 5월 24일 고진영과 이벤트 대회에 참가한 게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세마 스포츠마케팅은 “연습하면서 지낸다. KLPGA 출전 계획은 현재로선 없고, LPGA투어 대회 스케줄에 따라 플랜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어깨가 아주 완전한 상태가 아니어서 무리한 운동은 하지 않고 훈련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현, 전인지와 달리 같은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효주, 김세영, 이정은, 고진영, 유소연 등이 번갈아 국내 무대와 나서고 있어 대비된다. 내년으로 연기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다투는 선수 입장에선 대회 참가가 경기 감각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세계 상위 랭킹 선수들이 다수 출전할 경우 대회 비중이 높아져 랭킹 포인트 확보에도 유리할 수 있다.

박성현과 전인지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무리한 대회 출전으로 자칫 부상이 재발할 우려가 있거나 주위의 시선이 집중되는 데 따른 성적 부담도 불참 결정으로 연결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파 선수들의 가세로 KLPGA투어는 비록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지만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평소 흔치 않던 국내파와 해외파의 대결 구도는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와 자극이 되는 계기도 되고 있다. 한 KLPGA투어 프로는 “LPGA투어 선수들의 차별화된 쇼트게임이나 코스 공략을 배울 수 있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키워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골프 전문가는 “대회 출전이 물론 의무는 아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불참할 수도 있다. 다만 한국여자오픈의 경우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대회이고, 이 대회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만큼 출전했더라면 팬들의 성원에도 보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선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대회 출전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3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한 전인지. KLPGA 제공


전인지는 루키 때인 2013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자신의 KLPGA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신인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96년 김미현(은퇴), 2004년 송보배, 2005년 이지영, 2006년 신지애, 2011년 정연주에 이어 여섯 번째였다.

1월 LPGA투어 2개 대회에 출전해 공동 24위와 공동 45위의 성적을 거둔 전인지는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이후 우승이 없다.

2015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박성현. KLPGA 제공


세계 랭킹 3위 박성현은 2015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메르스 여파에도 2만3000여 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생애 첫 승을 장식해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우승 상금은 2억 원에 5000만 원이 넘는 기아 카니발 하이 리무진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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