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신규확진 97%가 수도권… 위험성 큰 고령층으로 번진다

강동웅 기자 , 전주영 기자 , 이소정 기자

입력 2020-06-10 03:00 수정 2020-06-1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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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이상 집단 감염 모두 수도권… 이달 확진자 44%가 60대 이상
정부 “수칙위반 확진시 구상권”… 10일부터 QR코드 출입 의무화


6월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97%가량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방역망의 ‘사각지대’에서 시작해 ‘n차 감염’을 반복하면서 치사율이 높은 고령층 확진자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에 정부는 방역수칙 위반으로 확진자가 나오면 치료비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 진정 기미 안 보이는 수도권 감염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는 갈수록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발생한 지역사회 확진자 313명 중 수도권 비율은 96.8%(303명)에 달한다. 지난달 6일 생활방역 전환 이후 새로 발생한 집단 감염 24건 중 확진자가 10명 이상 나온 10건도 모두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수도권 코로나 전파의 주요 특징은 산발적 연쇄 감염이 다양한 장소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가족 간 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9일 0시 기준 가족 간 2차 전파율(환자 1명이 2차 감염을 일으키는 비율)은 16.1%로 조사됐다. 확진자 1명이 100명의 가족을 만나면 이 중 16명가량이 감염된다는 얘기다. 무증상자의 2차 전파율은 0.8%에 불과하다. 가족의 경우 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밀접 접촉이 이뤄져 감염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가족 중 조부모 등 고령층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면 치명적일 수 있다.

○ 6월 확진자의 약 44%가 고령층
방역당국은 최근 수도권 집단 감염에서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많다는 사실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1∼8일 신규 확진자 349명 중 60대 이상은 전체의 43.8%(153명)를 차지했다. 반면 직전 지난달 24∼31일 확진자 중 60대 이상은 15.9%(50명)에 불과했다. 이달 신규 확진자 중에선 60대가 86명으로 가장 많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60세 이상 누적 확진자는 총 2788명. 이 중 80세 이상 치사율은 25.9%(517명 중 134명 사망)에 달한다. 국내 코로나19 평균 치사율(2.31%)보다 10배 이상 높다.

실제 지난달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숨진 3명은 모두 70대 이상이었다. 경기도 거주 70대 남성은 지난달 16일 첫 증상이 나타난 뒤 24일 숨졌다. 9일에는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3차 감염자인 86세 여성과 경기 광주시 행복한요양원의 90대 입소자가 사망했다.

수도권 집단 감염이 확산되자 정부는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감염이 우려되는 시설과 사업장에 적극적으로 행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할 경우 예외 없이 고발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방역수칙을 위반한 곳에서 확진자가 나오거나 감염 확산을 초래한 경우 치료비나 방역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10일부터는 전국 고위험시설에서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작성이 의무화된다. 다만 정부는 30일까지 계도기간을 둬 방역수칙 위반 시설에 대해 한시적으로 처벌을 유예할 방침이다.

강동웅 leper@donga.com·전주영·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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