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 빙수로 ‘달달한 비대면’… 뷔페 없애고 음식 테이블 서빙… 옆 객실과는 모바일 게임 한판

조윤경 기자

입력 2020-06-10 03:00 수정 2020-06-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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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도 언택트… 이색 서비스 눈에 띄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1인용 빙수.
올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 호텔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호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을 선보이고 있다. 뷔페 음식 대신 테이블 서비스로 내놓고, 1인 빙수를 출시하는 등 달라진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서비스를 고안해내는 중이다.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 서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뷔페 형식으로 제공되던 브런치 메뉴를 ‘테이블 서비스’ 형식으로 변경했다. 이전엔 뷔페 섹션에 음식이 진열돼 있어 고객이 직접 음식을 담아 오는 방식이었지만 이젠 직원이 주문받은 브런치 메뉴를 가져다준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도 생활방역으로 전환되기 이전인 4월까지 조식 뷔페 대신 브런치 메뉴를 제공했다.

파크하얏트 서울의 주말 브런치 테이블 서비스.
더운 여름에 찾는 이들이 많은 호텔 빙수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1층 로비라운지에서 판매된 빙수 제품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초 선보인 1인용 빙수가 전체 빙수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호텔은 고객들의 언택트(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반화되자, 지난해까지 2∼3인용(3만8000원)으로 판매하던 ‘레트로 쑥 빙수’ 등 빙수 2종을 올해 처음 1인용(2만7000원부터)으로 출시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레스케이프호텔은 기존보다 절반 이상 작은 사이즈의 ‘트로피컬 빙수’ 등 빙수 2종(1만8000원)을 내놨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도 올해 신제품 ‘1인 수박 빙수’(2만2000원)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용 빙수는 혼자 먹을 수 있어 위생 측면에서 안심이 돼 고객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공용 공간 이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을 위해 룸서비스를 강화하는 곳도 많다. 서울 신라호텔은 최근 제주점의 룸서비스 이용 고객이 전년 대비 40% 늘어나자 방에서 와인과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인룸다이닝’ 등 룸서비스가 포함된 패키지를 선보였다. 서울 레스케이프호텔은 객실 내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휴대용 트레드밀’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비즈니스 고객이 줄자 가족 단위 고객이나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활발해졌다.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달부터 이그제큐티브타워 내 성인 전용 럭셔리 다이닝 ‘르살롱’ 라운지의 ‘노키즈존’(영유아와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공간) 정책을 해지했다. 비즈니스 고객 급감으로 한산했던 르살롱은 청결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자녀 동반 부부들이 많이 찾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L7호텔 강남에서 개최되는 모바일 게임 대전 ‘L7 게임 나이트’. 각 사 제공
서울 L7호텔 강남은 이달 27일 모바일 게임 대전 ‘L7 게임 나이트’를 연다.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연기되는 상황에서 호텔의 빈 객실을 비대면 모바일 게임 대회 장소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게임 대회 참여자들은 각자의 객실에서 토너먼트 형식으로 승부를 벌인다. 최종 4개 팀은 업그레이드 된 스위트룸 객실에서 대전을 진행한다.”

국내 호텔들의 이 같은 시도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호텔 객실 판매율은 20%대에 그치는 상황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하늘길이 막혀 해외 투숙객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국내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들을 잡겠다”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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