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에 넣을 스위스 드라이브 스루 여행

뉴스1

입력 2020-06-08 11:16 수정 2020-06-08 11:1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그랜드 투어 스낵 박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인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 여행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엔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며 차로 이동하기 좋은 드라이브 스루(승차) 여행지들이 각광받는다.

스위스관광청은 스위스 앓이를 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자동차로 달릴 때 가장 아름다운 승차 여행 코스 6개를 모은 ‘스위스 그랜드 투어’를 최근 공개했다. 알프스와 목가적인 시골 풍경, 그림 같은 호숫가들을 넘나드는 코스들로 구성돼 있다.

다만 당장 스위스는 떠날 순 없다. 스위스는 오는 15일부터 인접국인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에 한해 국경을 개방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망하긴 이르다. 스위스 승차 여행은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 스위스관광청은 전 세계 여행객들을 위해 홈페이지에서 가상현실(VR)로 즐기는 스위스 그랜드 투어를 선보인다.

◇짜릿한 3대 알프스 고갯길이 이어지는 코스

고타르드 고개(St. Gotthard Pass)에서 시작해 푸르카 고개(Furka Pass), 그림젤 고개(Grimsel Pass)를 둘러보는 코스가 있다.

구불구불한 산 고갯길이 이어져 운전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 알프스 한복판 적막 속을 달리는 짜릿함도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세 고갯길이 이어지며 알프스산맥을 넘게 된다.

먼저 등장하는 것이 고타르드 고개다. 이탈리아 남부의 이탈리아어권인 티치노(Ticino)주, 아이롤로(Airolo)에서 시작하는 고갯길은 뱀처럼 굽이돌며 고타르드(Gotthard)까지 오른다.

발 트레몰라(Val Tremola)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고타르드 고개는 알프스 고갯길의 정수다. 조약돌로 만들어진 길을 달리다 보면 마차가 달리던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고타드 고개의 옛 도로는 사실 새 도로가 난 이후로 내비게이션에서는 추천해주지 않는 길이지만, 200년이 넘게 교통을 책임졌던 도로인 만큼 울퉁불퉁한 돌길과 구불거리는 도로를 달려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자전거, 모터사이클의 통행 비중도 높은 편이다. 발트레몰라옆 고타드 고개 호수에서 많은 여행자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고타드(Gotthard)의 척박한 고원을 지나 서쪽을 향해 달리면서 푸어카 고개로 접어든다. 녹색으로 우거진 우어저렌(Urseren) 계곡을 지나 레알프(Realp)로 내려가게 되는데, 그 후로 급격하게 굽어진 코스가 나타나 운전자들을 짜릿하면서도 긴장케 만든다.

푸어카로 오르는 여정에 보이는 파노라마는 영화의 한 장면같이 멋진데, 실제로 은막의 전설인 007시리즈 중 ‘골드핑거’에서 적들이 총알을 쏟아부을 때 제임스 본드가 이 굽이진 고갯길을 달리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드라이브 코스는 푸어카 고개에서도 가장 높은 지점인 해발 2429m를 지난다.

푸르카 고개도 마찬가지로 중간중간 멈춰서 구경할 수 있는 구간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구간은 벨베데레 호텔(Hotel Belvedere)이 있는 벨베데레 론네글레처(Belvédère Rhonegletscher)다. 가장 많은 여행객이 멈춰서는 곳이기도 하다. 성인 1인당 9스위스 프랑(약 1만1500원)를 내면 산 너머의 빙하와 동굴 체험도 가능하다.

이후 구간은 운전자에게 스릴이 넘치는 구간인데, 도로 폭이 좁고 사이드의 울타리가 표시 석 정도로만 박혀있기 때문에 그 너머로 아찔한 경사와 펼쳐지는 풍경을 보며 달릴 수 있다.

글레취(Gletsch)에서는 루체른(Luzern) 방향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고갯길, 그림젤(Grimsel) 고개로 빠질 수 있다. 암벽이 많고 원시적 매력이 살아있는 풍경은 도로를 따라 산을 오르며 점차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토텐 호수(Totensee)를 지나자마자 꺾이는 구간에서는 말 그대로 그림젤 패스의 ‘급커브’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차 1~2대가 잠깐 설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있는데, 멀리 보이는 풍광과 바로 옆을 지나는 자전거, 모터사이클과 클래식 카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림젤 고개 중간에 경험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매력을 더해주는데, 대표적으로 아레 계곡(Aareschlucht), 그림젤 호스피츠(Grimsel Hospiz)의 테라스, 겔머반(Gelmerbahn) 퓨니큘러와 겔머 호수를 추천한다. 자연의 위대함과 풍광, 스릴을 모두 챙길 수 있다.

◇루체른 호수를 따라 이어진 최고의 전망

벡기스(Weggis)에서 비츠나우(Vitznau), 오토 페리(Auto Ferri), 뷔르겐슈톡(Bürgenstock)까지 이어지는 길은 스위스 최고의 호숫가 드라이브 코스다.

도보여행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벡기스, 비츠나우를 거쳐 리기(Rigi) 산을 향한다면, 자동차 여행에서는 호숫길을 따라 벡기스, 비츠나우 마을을 거쳐 오토페리를 타보는 것을 권한다.

왼쪽으로는 리기산을, 오른쪽으로는 필라투스와 루체른 호수, 알프스의 파노라마가 등장한다. 아기자기한 스위스 마을의 골목을 교차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벡기스나 비츠나우에서 멈춰 잠시 유람선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다.

게르사우(Gersau)에서 차를 실을 수 있는 오토페리를 타면 호수 반대편에 있는 벡켄리드(Beckenried)로 갈 수 있는데, 시간도 단축도 되고,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 호수를 가로지르는 풍경도 만끽할 수 있다.

오토페리의 2층에서 그랜드 투어 표지판 인증샷도 찍을 수 있다. 벡켄리드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결혼식을 치렀던 리조트 산, 뷔르겐슈톡(Bürgenstock)이 무척 가깝다.

뷔르겐슈톡에서는 5성급 리조트에서 호수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미식 정찬을 즐기거나 간단히 음료를 즐기기에도 좋다. 뷔르겐슈톡에 있는 유럽에서 가장 큰 야외 엘리베이터, 함메취반트(Hammetschwand) 리프트를 타 보는 것도 재밌다.

◇치즈마을의 목가적 풍경이 펼쳐지는 드라이브

부르그도르프(Burgdorf)에서 아폴테른(Affoltern i. E.)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스위스에서도 가장 시골스러운 풍경을 만날 수 있고, 지붕이 커다란 전통 목가를 둘러보는 재미도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큰 구멍이 숭숭 뚫린 스위스 치즈를 생산하는 마을이 치즈 이름과 똑같은 에멘탈(Emmental)을 둘러볼 수 있다.

부르그도르프를 통과한 뒤, 엠메(Emme) 강을 건너 우회전을 하면 한적한 도로가 나오는데, 깊은 숲을 지나 위에브(Hueb)로 향하는 고지대 들판으로 오르는 길이다.

악천후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붕이 인상적인 농가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이 드라이브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루에그(Lueg)로, 안개가 자욱하게 계곡을 덮을 때, 현지인들이 햇살을 즐기고자 찾는 곳이다.

동화책에 등장할 듯한 풍경과 어여쁜 정원, 넓게 펼쳐진 들판에서 에멘탈 지역의 목가적 일상을 사진에 남겨볼 수 있다. 아폴테른으로 이어지는 드라이브가 계속 이어진다.

◇바다 같은 호수와 독일 접경지대를 따라가는 길

스위스에는 바다가 없다? 직접 보면 놀랄지도 모르는 바다와 견줄 만한 호수가 있다.

슈타임 암 라인(Stein am Rhein)에서 에르마팅엔(Ermatingen), 로만스호른(Romanshorn), 로르샤흐(Rorschach), 생갈렌(St. Gallen) 거치는 길은 보덴제(Bodensee) 호수를 따라 달려볼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보덴제 호수는 크기 자체도 최대 길이 64km에 최대 너비 12km로, 바다만큼 크기도 하지만, 지중해에서의 휴가 부럽지 않을만한 모든 것을 선사해 주어 실제로 현지에서 ‘바다’로 불린다.

이 호숫가 드라이브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호수는 스위스와 독일, 오스트리아 3국에 걸쳐있다는 점이다.

스위스에 속한 호숫가에는 아름다운 작은 마을들이 줄지어 있어,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원하는 마을에 들러 식사나 음료를 즐기고, 호숫가와 구시가지를 걸어볼 수 있다.

이 코스는 드넓은 수평선이 펼쳐진 라인강 상류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강은 슈타인 암 라인(Stein am Rhine) 너머에서 시작되는 스위스와 독일 국경에 놓인 커다란 보덴제 호수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품은 호수로 꼽히는 서쪽편 호수, 운터제(Untersee)가 된다.

구릉지 위로 포도밭이 부드럽게 펼쳐져 있고, 호수 건너편으로는 햇살 속에 독일 최남단 길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호숫가 마을 슈텍보른(Steckborn)의 잘 보존된 구시가지가 매우 인상적이며, 조용한 베를링엔(Berlingen) 마을에서는 운터제 호수의 가장 멋진 전망을 선사한다.

마넨바흐(Mannenbach)에 들어서면 사람들의 시선은 보덴제 호수 인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인 아레넨베르그(Arenenberg)가 솟아있는 언덕으로 향하게 된다. 한때 나폴레옹 3세(Emperor Napoleon III)가 살았던 이 성과 정원은 여전히 방문객들을 매혹시킨다.

에르마팅엔(Ermatingen)과 고틀리에벤(Gottlieben)은 운터제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마을들이다.

고틀리에벤 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바다다운 보덴제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로만스호른(Romanshorn), 아르본(Arbon), 로르샤흐(Rorschach)는 보덴제 호숫가에서도 손꼽히는 매력적인 호숫가 마을들이다.

하이킹이나 바이킹 코스로도 유명한 경유하기 좋은 마을들이다. 로르샤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도원으로 유명한 도시인 생갈렌(St. Gallen)이 있다. 드라이브의 마지막을 생갈렌으로 장식하며 편히 쉬어가고, 그다음 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도원 부속 도서관과 그림 같은 구시가지를 둘러보기 좋다.

◇달라이 라마의 포도밭이 있는 그 길

아르동(Ardon)에서 사이옹(Saillon)까지 가는 길은 시야가 닿지 않는 저 먼 곳까지 포도밭이 펼쳐지는 와인의 세계로 향한 문이다. 바위가 많은 경사면에서 자라나고 있는 포도나무는 우수한 품질의 와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현지 와인 가게나 농장, 소박한 선술집 등에서 맛볼 수 있는 아르동의 와인들은 결코 실망하게 하는 법이 없다. 그래서 발레 와인 루트(Valais Wine Route)는 전 세계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이 코스의 백미는 ‘사이옹’이다. 2013년 스위스 프랑스어 사용권 지역 중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뽑힌 바가 있다. 유서 깊은 바야르 타워(Bayart Tower)에서는 저 멀리 펼쳐진 포도밭의 바다를 건너 론(Rhône) 계곡과 웅장한 발레 알프스(Valais Alps)까지 아우르는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이 타워는 스위스 내에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가장 작은 크기의 포도밭이자 달라이 라마(Dalai Lama)의 소유인 콜린 아르덩뜨(Colline Ardente) 언덕 위에 서 있다.

◇레만호의 포도밭을 따라가는 코스

코르소(Corseaux)에서 뤼트리(Lutry)까지 이어지는 길은 레만(Léman) 호숫가에 펼쳐진 포도밭 라보(Lavaux) 지구를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다. 동화 속에 나오는 길을 따라가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아름답다.

포도밭 마을, 쉐브레(Chexbres)를 향해 오르고 나면, 루뜨 드 라 코르니슈(Route de la Corniche)가 나오는데, 포도밭 사이를 뚫고 드라이브를 할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다.

좁은 길이지만, 이 화려한 풍경을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맛집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언덕에 자리한 포도밭과 돌로 만들어진 담장, 와인 생산자들의 마을을 둘러보다 때때로 반대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바다 같은 레만호 너머로 알프스가 펼쳐진다.

세련된 와인을 생산하는 작은 보석 같은 마을, 에뻬쓰(Epesses)에서 리엑스(Riex)까지 이어지는 루트 드 라 코르니쉬(Route de la Corniche)에서 특히 정겨운 포도밭 길이 나타난다. 루트 드 그랑보(Route de Grandvaux)에서 뤼트리(Lutry)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는 호숫가를 따라가며 마법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스위스 드라이브 스루하면 ‘이것’만은 꼭

낭만 여행자라면 ‘그랜드 투어 스낵 박스’(Grand Tour Snack Box)를 챙겨 보아도 좋다. 게다가 비대면 여정에 피크닉은 최상의 식사일 수 있다.

스위스 전역에 펼쳐진 그랜드 투어 루트 중 약 30개의 공식 판매처에서 2인용 피크닉 박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각 지역의 명물 먹거리를 담아 두었다.

2개의 음료와 5개의 수제 스낵이 빨간 박스 안에 정성스레 담겨 있다. 에멘탈 치즈, 견과류 케이크, 보리 빵 등 유명 제과점, 치즈 공방, 소시지 장인, 농가 등에서 현지 식자재를 이용해 만든 스낵을 맛볼 수 있다. 2인용 스낵 박스는 45스위스 프랑(약 5만7300원)이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