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여름엔 시원하게,겨울엔 따뜻하게…’ 공조기기 분야 강소기업

강정훈 기자

입력 2020-06-01 03:00 수정 2020-06-0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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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웰템

㈜웰템의 제품 조립라인. 이 회사 사원들은 창의적인 생각으로 세계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골프장, 야외 행사장의 이동식 에어컨 두 대 가운데 한 대는 우리 회사 제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자유무역지역 1공구의 ㈜웰템(WELTEM). 공장 안팎이 정밀 전자기기 회사처럼 깨끗했다. 잘 다듬은 정원도 인상적이었다.

‘여름엔 시원하게, 겨울엔 따뜻하게’를 슬로건으로 웰템을 창업 30년 만에 공조(空調) 기기 분야 강소(强小) 기업으로 우뚝 세운 박정우 대표(57·사진)는 “전문가가 만들면 명품이 된다”고 운을 뗐다. 회사 유니폼을 단정하게 입은 박 대표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는 “연구소의 기술혁신은 동종 업계 최고의 품질로 나타났다. 여기에 감동 서비스가 곁들여져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창신공고(현 창신고)와 경남대 전기과를 나왔다. 부산의 한 사무자동화(FA) 회사 기술영업파트에서 9개월간 일하다가 독립했다. 1989년 봄, 30여 m²의 임차 사무실에 경리 한 명을 둔 ‘한일콘트롤’을 창업한 것이 도전의 시작이다. 금성계전의 산업용 컴퓨터 판매 회사였다. 공장 자동화 바람을 타고 사업은 순항했으나 1995년엔 부도 위기도 겪었다.

눈썰미가 남다르고 집중력도 탁월했던 박 대표는 일찍이 연구개발에 몰두해 에어컨과 쿨러 개발에 잇따라 성공했다. 2007년엔 웰템으로 사명을 바꾸고 공조기기 분야의 독보적인 회사로 키웠다. WELTEM은 ‘WELCOME’, ‘WELL’에다 ‘TEMPERATURE’(온도)를 합친 이름이다.

그는 ‘비전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을 웰템 정신으로 삼고 있다. 코끼리 에어컨으로 불리는 이동식 에어컨과 제습기는 ‘아이센’이란 브랜드로 40여 개 모델을 생산한다. 패널 에어컨은 ‘쿨젠’, 오일 쿨러는 ‘쿨마’다. 원적외선 난방기 이름은 ‘핫센’이다.

직원 70명, 지난해 매출 150억 원이었던 이 회사는 올해 200억 원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식 에어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5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은 이 회사는 지난해 일자리창출 우수기업상을 수상했다. 무역의 날엔 대통령상도 탔다. 지난해 허성무 창원시장,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창사 30주년 기념식에선 2025년 1000억 원 매출 달성, 100년 장수기업으로 뿌리 내린다는 비전을 내놨다. 곧 베트남 공장 건설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이용택 웰템연구소장(53)은 “엄격한 설계와 제작, 성능시험과 공인검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연구진이 머리를 맞댈 뿐 아니라 대학교수와 협업도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국내외 특허, 인증은 수두룩하다. 최충경 경남스틸 회장 등 경영계 선배들은 박 대표의 연구개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동급 회사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을 10여 년 전부터 실천한 때문이다. 웰템의 산업 및 일반 공조기 제품은 뛰어난 설계기술, 첨단 소재 사용 등으로 고효율을 자랑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은 높은 편이다. 원가 절감이 비결이다.

웰템 인근에 위치한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NGP(New Green Power)는 자매회사다. 태양광 발전설비와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등 전기 배전반 업체다. 박 대표 부인인 김은숙 대표가 운영한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매출은 150억 원 안팎에 이른다.

박 대표의 꿈은 소박하다. 그는 “성장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발전과 봉사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JC울산경남지구회장을 지낸 그는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선다.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에도 가입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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