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움직일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나요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05-28 03:00 수정 2020-05-2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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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알아보는 관절 건강

무릎, 어깨, 고관절 등에서 나는 소리의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통증이 나타나거나 관절이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관절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는 관절의 건강 상태와 질환을 알려주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흔히 손가락 관절을 꺾을 때 ‘뚜둑’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관절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과 연관돼 있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관절액이 기포를 만들고, 손가락 마디를 심하게 구부리거나 꺾으면 이 기포가 터지면서 소리를 낸다는 것이 여러 가설 중 하나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박지헌 교수는 “손가락 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통증이나 운동제한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관절에서 흔히 관찰되는 것”이라면서 “반면 무릎, 어깨, 고관절 등에서 나는 소리는 대부분 관절 주변 힘줄 등의 연부조직과 뼈의 마찰로 발생하므로 통증 유무, 지속성 등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무릎의 각종 소리, 특히 위험한 것은?
무릎에서 ‘드르륵’, ‘뿌드득’처럼 부서지는 듯한 강한 파열음이 나면 관절염 신호일 수 있다. 무릎 연골이 손상돼 연골 표면이 닳아 울퉁불퉁해지면 서로 마찰할 때 소리가 난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마찰이 되면서 나는 소리가 자주 반복되면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일 수 있다. 무릎에 손을 대고 움직여 보면 손을 통해 이런 소리를 느낄 수 있다.

반면에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할 때 무릎에서 나는 ‘툭툭’ 소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한 원리로, 대부분 관절 주위를 지나는 인대나 힘줄이 마찰을 일으켜 나는 소리다. 대개 소리가 나다가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소리가 나는 동작을 불필요하게 반복하지 않는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목동 힘찬병원 진호선 정형외과 원장은 “무릎에서 통증 없이 단순한 소리만 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통증을 동반하거나, 소리의 빈도가 잦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난다면 위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할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나 ‘덜커덕’ 소리가 난다면 무릎 연골판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주로 운동을 하다가 무릎이 꺾이거나 뒤틀릴 때 손상되지만, 중장년층은 노화나 누적된 피로로 인해 일상 동작 중에도 쉽게 찢어지고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 찢어진 연골판이 관절면에 끼어 무릎이 펴지지 않기도 하고, 선천적 이상으로 두꺼워진 연골판이 덜컹거리는 염발음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사각사각’ 하며 눈 밟는 소리가 나면 박리성골연골염을 의심할 수 있다. 무릎에 지속적인 외상이 가해져 뼈가 부분적으로 괴사되면서 관절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질환이다. 떨어져 나간 무릎뼈 조각이 관절 사이에 끼어 소리가 날 수 있다. 방치하면 지속적으로 연골 손상을 유발하므로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는 연골을 제자리에 고정시키고 환부를 굳어지도록 하는데 결손 부위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 다른 관절의 소리, 통증 확인해 관리해야
손가락이 잘 펴지거나 굽혀지지 않고,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방아쇠 소리처럼 ‘딸깍’ 하는 마찰음이 들리면 방아쇠수지를 의심해볼 수 있다. 손의 과도한 사용이 원인. 손가락 힘줄에 염증이 생겨 두꺼워지면서 발생한다. 손가락이 자주 경직되거나 부종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증상 초기엔 충분한 휴식으로도 통증이 완화될 수 있으며, 손가락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손을 많이 쓰는 반복적 동작은 가급적 피하고, 손에 통증이 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어깨를 움직일 때 ‘뚝’ 소리가 나면서 결리고 아프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일 수 있다. 어깨 관절을 지붕처럼 덮고 있는 견봉과 위팔뼈 사이 간격이 좁아지면서 움직일 때마다 견봉이 어깨 힘줄과 마찰돼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노화로 인해 관절이 약해지거나 견봉이 자라면서 나타날 수 있다.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지만 주로 어깨를 움직일 때 뚝뚝 소리가 나며 통증이 동반된다.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반면 골프나 야구 등 무리한 활동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뚝’ 소리가 난다면 어깨 힘줄이 파열된 것일 수 있으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어깨 힘줄 파열을 방치하면 파열 정도가 커지거나 완전 파열로 진행될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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