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년째 특검-검찰 수사-재판… 재계 “비상경영 중에 역량 약화 우려”

김현수 기자

입력 2020-05-27 03:00:00 수정 2020-05-27 03: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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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합병 의혹’ 檢출석… 직원 100여명 검찰조사 ‘피로감’
재계 “누구든 수사 두려움 느껴… 안정적 경영환경 만들어줘야”


26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소환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극도로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와 함께 5년째 이어지는 특검 및 검찰 수사, 재판 등에 대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무엇보다 삼성 안팎에서는 ‘수사 피로감’이 크다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2017년 1월 박영수 특검팀으로부터 첫 소환 조사를 받았고 다음 달 구속됐다. 이듬해 2월 석방됐지만 출소 다음 날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해 7∼9월에는 세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 와해 사건으로, 지난해 5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증거인멸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연간 100여 명의 삼성 직원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7년에는 반도체 호황이라 버텨줬지만 삼성은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이후 1년여 동안 비상경영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문제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파급력을 주시하는 상황이다. 미중이 격돌 중인 반도체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등은 삼성의 핵심 사업이다. 전례 없는 위기 속에 전사가 위기 돌파에 매달려야 하는데 수사 대응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미 삼성은 2016년 미국 전장업체인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M&A)이 끊긴 상태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언제든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고, 누구든 출국금지 및 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투자 결정 하나하나에 재무적 이윤뿐만 아니라 정무적, 외교적 파급력까지 고민해야 해 고도의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 부재 시 또 다른 경영진이 채워지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의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최고경영진의 부재는 심각한 기업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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