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에서만 이 같은 사업 하느냐’는 지적, 본사에서 받기도 했지만…”

신무경 기자

입력 2020-05-25 18:53 수정 2020-05-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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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한 350여 명의 한국 인재들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국내외 대기업에 입사했으며, 학계와 정부 출연 기관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등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21일 이미란 한국 MS 연구소 학술연계그룹 전무(사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선정한 ‘2020년도 글로벌 핵심인재 양성지원 사업’에 MS가 외국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전무는 “글로벌 192개의 MS 지사 중에서도 한국에서만 제공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다년 간 진행해오면서 우리 인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MS는 9월 정부 지원금(10억 원)을 기반으로 국내 3개 대학 12명의 석·박사 학생들을 6개월 간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MS 아시아 연구소’에 인턴십으로 파견 보낼 예정이다. 머신러닝 알고리즘, 차세대 추천 시스템 등 큰 틀에서의 주제는 MS가 제안하지만 세부 연구과제는 연구생들이 정한다.

이 전무는 “연구생들이 논문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MS 아시아 연구소 소속 임원급 연구원을 포함 30여 명이 멘토링 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MS가 이 사업을 통해 영리를 취하거나 국내 인재를 해외로 유출해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금을 단 1원도 남기지 않고 전부 학생들에게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파견된 학생들은 정해진 기한이 되면 100% 귀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2005년부터 이름을 달리해가며 꾸준하게 진행돼왔다. 드론 스타트업으로 알려진 유피파이의 임현 대표, 데이터 기반 암호화폐 분석 서비스 업체 라이즈의 최재훈 대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의 이영기 교수 등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까지 배출한 인재들은 국내 기업, 해외 업체, 학계(교수), 정부출연연구소 등에 취업했는데 그 비중이 각각 30%, 30%, 20%,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MS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글로벌 지사들 중에서도 한국에만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무는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놓은 MS와 우리 학생들이 함께 연구를 한다면 한국의 미래가 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처음 본사에 보고서를 올렸을 때는 ‘왜 한국에서만 이 같은 사업을 하느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정부와 학계에서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향후 MS 싱가포르 지사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 진행을 계획 중이다.

이 전무는 “국내외 기업들이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더 많이 참여해 우리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한다면 한국의 10년, 20년 뒤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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