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佛공장 4곳 폐쇄 검토… 佛정부는 “일자리 유지” 지원 보류

파리=김윤종 특파원 , 김도형 기자

입력 2020-05-25 03:00 수정 2020-05-2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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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車판매 84% 급감 경영위기… 이달초 50억유로 긴급대출 요청
지분 15% 최대주주 佛정부 “공장 문 닫아선 안돼” 르노 압박
102년 美렌터카 허츠 파산신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프랑스 대표 자동차 업체 르노가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102년 역사의 미국 렌터카 업체 허츠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프랑스 브뤼노 르메르 경제장관(51)은 22일 유럽1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르노그룹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외부 지원이 없으면 회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자동차공업협회(CCFA)는 “코로나19 사태로 공장이 멈추고 판매망이 마비되면서 르노의 4월 자동차 판매 등록은 평년 대비 83.8%나 줄었다”고 밝혔다.

르노는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스캔들과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에 심각한 위기를 겪으면서 50억 유로(약 6조7000억 원) 규모의 국가보증대출을 이달 초 정부에 요청했다. 르노는 프랑스 내 공장 4곳에 대한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르노의 지분 15%를 가진 최대 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대출 승인을 보류 중이다. 르메르 장관은 “르노는 프랑스 플린 생산공장의 문을 닫아서는 안 되며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는 산업구조 개편에 나선 르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르노가 프랑스 공장 4곳을 실제 폐쇄하면 20억 유로(약 2조7100억 원)의 고정비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세계적으로 20% 이상의 자동차 판매 감소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사업 효율성을 높여 생존 여건을 마련한 뒤 시장 정상화에 대응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르노는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르노의 지분을 합작 상대인 둥펑자동차그룹에 넘기기로 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수요와 공급 충격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업체 간의 구조 개편을 비롯한 산업구조 개편이 빠른 속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피아트의 크라이슬러 인수, 중국 지리자동차의 볼보 인수 등이 이뤄진 바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렌터카 업체인 허츠도 22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허츠는 3월 말 현재 가용 현금이 10억 달러(약 1조2405억 원)인 반면 부채는 187억 달러(약 23조1973억 원)에 달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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