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로 장시간 비운 학교 시설 안전 점검 잊지말아야”

동아일보

입력 2020-05-25 03:00 수정 2020-05-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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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병 교육시설재난공제회장 (공학박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활의 많은 부분이 바뀌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를 만나는 것이 기대와 설렘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물리적 거리 두기를 위해 학생과 선생님은 온라인 원격학습이라는 다소 친숙하지 않은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온라인 개학과 정규 원격수업은 전 세계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생소한 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교육부는 다섯 차례에 걸쳐 개학을 연기하고 4월 9일부터 전국 모든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등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2020년도 수학능력시험도 12월 3일에 시행(2주 연기)하기로 결정하였다. 원격수업이 정규 수업으로 진행됨에 따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단계적 온라인 개학 이후 다양한 지원을 통해 정보 소외계층의 학습격차를 완화하고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원격수업의 질 제고와 현장 안착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생활방역 체제로의 전환에 따라 교육당국의 단계적 등교 결정으로 교실수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 교실과 교보재 등에 대한 방역 장면을 보면서 코로나19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갖기도 한다.

이렇게 코로나19 방역에 온 역량을 집중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또 다른 위험 분야가 있어 이러한 부분을 상기하고자 한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학교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점검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선 정수시설의 수질과 위생 상태, 선풍기와 냉방기 등 전기제품의 이상 여부를 점검하여야 한다. 전기시설의 콘센트는 잘 뽑혀 있는지, 스위치의 전원은 잘 차단되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 특히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콘센트는 먼지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크므로 이물질을 잘 제거하여야 한다. 급식시설 가스밸브의 차단 상태 및 가스누설경보기의 작동상태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조리실 내 취사기구의 청소와 소독 상태도 확인하여야 한다. 장마철을 앞두고 벼락피해 방지용 피뢰침의 상태와 옥상 배수구 등이 이물질로 막히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학교 주변 배수로 정비 상태도 살펴보아야 한다. 과학실에서 약품 냄새가 심하게 나거나 내용물이 누출되지 않았는지도 살펴보고 소방방재시설을 포함한 각종 안전시설의 작동과 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히 신입생들은 학교와 자기 교실을 찾아 학교생활을 해 나가는 데 무척 낯설기만 할 것이다. 입학식도 없었고 담임선생님과 새로운 친구도 만나 보지 않은 채로 새로운 학교환경을 접하게 될 각종 학교시설의 위험요소에 신속하고 정확한 행동과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화재 시 신속한 대피 방향과 피난계단의 위치 및 행동요령을 학생들에게 상세하게 안내하여 재난 시 신속하게 대피하도록 해야 한다. 또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는 어디로 대피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가르쳐 주어야 한다. 등하교 시 지정된 보행로와 교통안전 사항을 숙지하여 지키도록 해야 한다. 학교시설 주변의 급경사면과 석축 등의 시설과 학교 주변 공사현장의 위험 요소도 사전에 확인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신학기 등교한 학생들이 각종 안전사고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미리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때이다.

박구병 교육시설재난공제회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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